
“내년엔 미국에서 함께 뛰어야죠.”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코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방신실과 이동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을 하루 앞두고 만나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두 선수는 5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LPGA투어 Q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 출전한다. 결전을 앞두고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인터뷰한 방신실과 이동은은 “꿈에 그리던 무대에 가기 위한 관문”이라며 “긴장되지만 그만큼 꼭 통과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2025 KLPGA 대상 시상식 하루 뒤인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 적응을 마친 방신실은 “저에게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결과와 상관없이 저를 한층 단단하게 만들어 줄 관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은 가볍게, 목표는 분명하게 두고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한 이동은 역시 장타 하면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38.7m로 방신실(236.5m)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퀸’으로 우뚝 선 그 역시 8월 메이저 대회인 AIG여자오픈 출전 후 미국 진출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방신실과 같은 비행기에 올라 미국으로 향한 이동은은 코스 분석을 마친 상태다. 그는 “한국 코스보다 전장이 길고 정확한 세컨드샷과 쇼트게임, 정교한 퍼팅 능력을 요구하는 곳”이라며 “최대한 실수를 줄여 스코어를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생 동갑내기이자 국가대표 동료였던 두 선수는 하나같이 ‘날씨’를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방신실은 “추운 날씨를 잘 대비해야겠다”며 “바람이 많아 공격적으로 줄이기보다 막아야 하는 홀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동은도 “기온이 낮고 바람이 세다 보니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체력과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방신실과 이동은 등 한국 선수들이 Q 시리즈 수석 합격의 계보를 이을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1997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2006년 최혜정과 김인경, 2018년 이정은, 2021년 안나린, 2022년 유해란이 Q 시리즈를 1위로 통과했다. 지난해 윤이나가 한국 선수로는 일곱 번째 수석 합격에 도전했으나 1위 야마시타 미유(일본)에게 12타 뒤진 8위에 머물렀다.
다만 방신실과 이동은 모두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방신실은 “수석이라는 결과에 욕심내기보다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후회 없이 해내는 게 더 중요하다”며 “통과만 한다면 결과는 내년 LPGA투어에서 마음껏 펼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은도 “수석으로 합격하면 너무 기쁘겠지만 결과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하루하루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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