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들이 인공지능(AI)을 최소한 기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사회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한일 간 AI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손 회장에게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 회장을 접견하고 “인공지능이 가지는 엄청난 역량을 마치 상수도나 하수도, 무슨 도로처럼 모든 국민들, 모든 국가들이 함께 누리는 정말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인공지능 기본사회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또 “손 회장님께서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여지기는 하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인공지능이 가지는 유용함과 위험성을 동시에 인지하고 있다”며 “위험성은 최소화하고 유용성 측면에서 많은 투자를 하고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 ‘인공지능 버블’ 논란도 있는데, 손 회장님은 다른 견해를 가지고 계신 것 같다”며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님이 김대중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께 정말 좋은 제안해 주셔가지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이나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오늘도 인공지능 관련해서 대한민국이 세계 3대 강국을 지향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좋은 제안들 또 조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과 만났을 땐 제가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 브로드밴드, 브로드밴드 이렇게 강조를 드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땐 AI, AI, AI 이렇게 강조드렸다”며 “이번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ASI(초인공지능), ASI, ASI”라고 말했다. 이어 “초인공지능을 뜻하는 ASI가 다음 임박한 기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해 6월 주주총회에서 ASI를 10년 내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으며 “ASI를 갖춘 스마트로봇이 생산, 청소, 쇼핑 등 모든 물리적인 일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손 회장은 AI 버블론에 대해 “사람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AGI, 즉 범용 인공지능(AGI)이 실현될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며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AGI는 인간의 두뇌와 동일한 수준의 지능을 자랑한다”고 했다. 또 “AGI라는 것은 등장하게 될 것이고, 인간의 두뇌보다 더 똑똑해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그래서 우리가 던질 질문은 AGI가 아니라 ASI가 언제 등장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라며 “이게 인간 두뇌보다 얼마나 뛰어날지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의하는 ASI는 인간 두뇌보다 1만배 뛰어난 두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우리가 마치 집에 있는 강아지를 죽이려 하지 않는 것처럼 또 고양이를 먹지 않는 것처럼 우리 역시도 AI와 함께 행복하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약간 걱정되는데, 가끔 사나운 개가 있어서 걱정되는데 그 문제는 잘 해결될까”라고 물었다. 또 “예를 들면 과학 분야나 분석 이런 영역에서 ASI가 노벨상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기는 한데, 노벨문학상까지 ASI가 석권하는 상황은 과연 올까”라며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맞을 것 같은데 어떻느냐”고 질문했다. 손 회장은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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