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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 시대에도 지속가능경영 핵심은 '인간'

입력 2026-01-03 06:01   수정 2026-01-05 18:55

[한경ESG] 칼럼



인공지능(AI)이 투자 결정을 내리고, 알고리즘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을 산정하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에는 여전히 ‘인간’이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의 키워드 중 하나인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는 인간의 개입과 판단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ESG 역시 이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ESG 데이터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탄소배출량, 근로시간, 협력사 리스크 등 모든 지표가 디지털화되어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과연 의미 있는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가? 알고리즘은 숫자는 다루지만, 맥락을 읽지는 못한다. 지역의 특수한 환경, 이해관계자의 감정, 사회적 신뢰 온도는 데이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바로 그 간극을 메워주는 존재가 휴먼 인 더 루프다.

최근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8년 정점을 찍은 후 완만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4년 잠정 배출량은 약 6억9000만 톤 수준으로, 2006년 배출량 목표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소세가 단순히 숫자로 확인된다고 해서 곧바로 ‘지속가능성의 진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는 감소를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는 산업구조 변화, 지역 경제 부담, 에너지 전환 과정의 사회적 갈등 등 복합적 인간적 맥락이 존재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휴먼 인 더 루프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AI가 배출량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적 감축 경로를 제시할 수는 있어도 감축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윤리적 판단과 사회적 합의다. ESG의 핵심은 기술의 정확성이 아니라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느냐에 대한 인간의 개입이다.

ESG는 본질적으로 가치판단의 영역이다. 환경(E)에서는 단순히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왜 줄여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회(S)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수치로 평가하는 대신 실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배구조(G)에서도 AI가 의사결정을 보조하더라도 최종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윤리적 기준을 세우고, 판단을 기록 및 수정해야 한다.

휴먼 인 더 루프는 기술과 인간의 협업 모델이다. ESG에서도 이 개념은 ‘데이터와 감성의 균형’을 뜻한다. 예컨대 탄소중립 목표를 세울 때 효율성만 따지지 않고 지역 고용과 공급망의 공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지만, 어떤 가치를 우선시할지는 인간이 정한다.

중요한 점은 AI에 ‘100%’가 없다는 사실이다. AI는 인간이 만든 데이터와 알고리즘 위에서 작동하기에 언제나 불완전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불완전함의 책임을 AI에게 묻기는 어렵다. 기술은 도구일 뿐, 책임의 주체는 인간이다. ESG는 기술의 정확성보다 인간의 성찰이 더 중요하다.

결국 ESG의 미래는 자동화가 아니라 공감화다. 인간이 설계하고 AI가 보조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ESG는 데이터로 측정될 수 있지만, 인간의 판단으로만 완성된다. AI가 완벽하지 않기에, 인간의 개입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ESG의 정신이다.

김규석 한국폴리텍대학 분당융합기술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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