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련해 크렘린의 농담이 하나 있다. 푸틴에겐 오직 세 명의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가 있는데 이반 뇌제와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여제다. 지난주 한 기사를 보고 ‘현대판 차르’가 역사적 인물에 빗댄 야심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 간 지속가능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명목 아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한 메시지를 요약하면 “전쟁하지 말고 돈을 벌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안에 어떻게 반응했을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물론 필자가 윗코프의 순진함과 탐욕이 뒤섞인 태도를 지나치게 냉소적으로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는 분명 양국 간 경제 관계가 깊어지면 그것 자체가 ‘평화의 담보’가 된다고 믿는다. ‘이익을 통한 평화’라는 개념은 매혹적이다. 아마 그는 노먼 에인절의 유명한 저서 <위대한 환상>을 읽었을지 모른다. 에인절은 산업화된 국가들의 경제적 상호의존이 전쟁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년 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가 사라예보 거리에서 암살됐고, 이후 4년 동안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경제적으로 통합된 국가들이 가장 참혹한 전쟁을 벌였다. 푸틴의 러시아와 번영하는 공존이 가능하다는 장대한 주장에 대해 우리가 의심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결국 도둑 정권은 도둑 정권의 방식대로 행동할 뿐이다. 미국이 ‘평화를 위해 돈을 벌겠다’며 러시아와 거래하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 실책일 뿐만이 아니다. 서방의 자유와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에 돈벌이 기회를 제공하는 것 자체는 범죄에 가까운 것이다.
원제 ‘Putin’s Choice: Peter the Great or Steve Witk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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