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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출발한 기아, 글로벌 빅3로…위기마다 '도전 DNA' 빛났다

입력 2025-12-05 17:00   수정 2025-12-16 16:34


서울 영등포에 자전거 부품 공장 ‘경성정공’ 간판이 걸린 건 해방을 8개월 앞둔 1944년 12월이었다. 자전거 바퀴조차 우리 손으로 만들지 못하던 시절 “가난을 추방하고 자주 국가를 세우는 길은 기계 공업 발전뿐”이란 신념을 지닌 39세 청년(김철호 기아 창업자)의 꿈은 80년 뒤 글로벌 ‘빅3’ 완성차 업체(현대차와 합산)로 결실을 봤다.

기아는 두 번의 부도 위기와 회사 매각 등 숱한 시련을 매번 오뚝이처럼 이겨냈다. 김철호 기아 창업자의 ‘기술자 정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혁신 경영’이라는 승부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 회장은 5일 경기 용인 기아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창립 80주년 행사’에서 “기아의 80년은 위대한 여정이었다”며 “80년의 헤리티지를 가슴에 품고 100년을 향한 또 하나의 위대한 여정을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모빌리티 기술 경쟁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을 기아의 도전 정신으로 뚫겠다는 의미다.
◇두 바퀴로 시작해 ‘봉고 신화’ 쓰다

기아의 역사는 한국 자동차산업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자전거가 완성되면 자동차를, 자동차가 완성되면 비행기를 제조하겠다”던 김 창업자의 집념은 1952년 국내 최초 자전거 ‘3000리호’, 1962년 삼륜차 ‘K-360’, 1974년 첫 승용차 ‘브리사’로 이어졌다. ‘최초’ 타이틀은 늘 기아 몫이었다.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시련을 이겨낸 힘도 기술이었다. 1980년대 초 정부의 산업 통폐합 조치로 승용차 생산이 금지되자 기아는 일본 마쓰다 모델을 한국 지형에 맞게 개량한 승합차 ‘봉고’를 출시했다. 소상공인의 발이 된 봉고 덕분에 기아는 3년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더 혹독했다. 분식회계와 무리한 사업 확장이 겹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될 때만 해도 “부실 덩어리를 떠안았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정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내세웠다.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그의 철학은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여의도 기아 사옥(현 현대캐피탈 사옥) 지하에서 신차를 점검하고, ‘카니발’ 개발 당시엔 3시간 넘게 차량을 점검해 와이퍼 소음 불량까지 잡아냈다. 철저한 품질 관리에 현대차의 부품 공급망이 더해지자 기아는 인수 이듬해인 1999년 흑자 전환하고 2000년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했다.
◇‘3-less’ 없앤 정의선
품질을 잡은 다음 스텝은 브랜드 정상화였다. 고장 나지 않는 차는 만들었지만 소비자를 끌어들일 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05년 기아 사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기아는 정체성(Homeless), 차별성(Edgeless), 열정(Spiritless)이 없다”고 일갈했다. 기아의 문제로 이른바 ‘3-less’를 꼽은 것이다.

이후 정 회장은 폭스바겐 출신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고 ‘디자인 경영’을 선포했다. 호랑이 코 그릴을 앞세운 ‘K시리즈’가 흥행하자 회사엔 ‘디자인의 기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21년에는 30년간 써온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어내고 ‘기아’로 새 출발을 선언했다. 단순히 차를 파는 회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었다. 정 회장은 이날 기아의 DNA에 대해 “기아는 정제되지 않은 다이아몬드”라며 “원초적으로 강하고 개성 있는 성질이 있는 만큼 잘 다듬으면 훌륭한 보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행사는 임직원이 과거를 정확히 알아야 현재와 미래를 생각할 수 있기에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봉고로 산업 합리화 조치를 뚫고 품질 경영으로 부도를 이겨냈듯 지금의 위기 역시 기아의 도전 정신으로 넘어서자는 주문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위기 돌파의 열쇠를 ‘이동의 가치 실현’이라는 본질에서 찾겠다”며 “다양한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PBV) 모델을 활용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용인=양길성/신정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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