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대화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초인공지능)와 ‘에너지’다. 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SI”라고 강조하며 ‘ASI 시대’에 대비해 에너지 확보에 힘을 쏟으라고 조언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손 회장이 안정적이고 충분한 에너지 공급 없이는 이 대통령이 그리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핵심을 짚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 얘기를 들은 손 회장은 “임박한 기술”이라면서 ASI의 개념을 한참 동안 설명했다. 손 회장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인공지능)가 인간 두뇌와 1 대 1로 동등한 수준이라면 ASI는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나다”며 “인간과 금붕어의 격차”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인류가 금붕어가 되고, AI가 인간의 지위를 갖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AI는 너무나 똑똑할 것이기 때문에 더 친절하고, 사람들을 더욱더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며 “ASI라는 것이 우리를 공격할까 봐, 혹은 우리를 먹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며 “약간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접견 후 배석한 국무위원들을 별도로 불러 한국형 독자 AI 모델이 ASI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는 손 회장이 언급한 ASI와 같은 초인공지능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기하급수적인 연산 능력이 필요하고, 이는 곧 천문학적인 전력 소모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구글 검색 1회당 전력 소비량은 0.3와트시(Wh) 수준이지만 챗GPT 등 생성형 AI가 1회 답변하는 데는 2.9~10Wh의 전력을 소모한다. 단순 계산으로도 10배에서 30배의 전기가 더 든다. ASI는 챗GPT 같은 일반 AI는 물론 AGI도 초월하는 개념이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구상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무려 5기가와트(GW)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는 1GW급 원자력 발전소 5기를 오로지 이 센터 하나를 위해 24시간 돌려야 한다는 의미다.
손 회장은 한국 정부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개를 확보한 것을 두고 “ASI를 실현하려면 그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ASI 시대에는 적어도 100만 개의 GPU가 필요하고, 이를 가동하려면 1GW급 전력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라고 했다. 이는 대형 원전 1기를 새로 지어야 가능한 전력이다. 손 회장이 저전력반도체 제조를 위해 투자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Arm이 이날 한국 정부와 반도체 설계 인력 양성에 합의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 에너지가 ASI 시대를 구현하는 데 ‘병목’ 지점이라는 게 손 회장의 설명”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찍어낼 수라도 있는데 에너지는 더 긴요한 자원”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신규 원전 건설 가능성과 관련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론화하겠다고 해 논의 중”이라며 “대통령실은 기후부와 이 문제에 대해 아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재영/이해성/김대훈 기자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인간의 지능을 월등히 뛰어넘는 ‘초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넘어 인간의 개입 없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지식과 능력을 진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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