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회장은 이날 “이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인공지능(ASI) 역량 강화에 집중하시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ASI는 모든 면에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소(에너지, 반도체, 데이터, 교육)가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에너지(전력)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ASI를 실현하려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00만 개 정도가 필요하고 이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1GW급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형 원전을 새로 지어야 공급이 가능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규모도 현재 계획 중인 것보다 훨씬 더 키워야 한다는 게 손 회장의 조언이다. 정부가 비중을 늘린다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고 안정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된 신규 원전 2기 건설조차 공론화를 거치겠다고 하는 등 정부는 여전히 겉돌고 있다. 최근 수립에 착수한 12차 전기본에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얼마 전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제공하기로 합의한 자금을 원전 건설에 우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 돈으로 원전을 지어 AI산업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원전 의존은 줄이되 AI는 키우겠다고 한다. 손 회장의 이번 지적은 그런 자기모순을 빨리 깨부수라는 충고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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