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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불황에도 한솔케미칼·OCI 달리는 까닭

입력 2025-12-07 18:29   수정 2025-12-08 00:50

석유화학 불황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인 스페셜티에 집중한 정밀화학 회사들이 질주하고 있다. 반도체 세정제로 쓰이는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공급하는 한솔케미칼과 OCI가 본보기다. 국내 점유율 1, 2위인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타고 과산화수소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의 올해 매출은 8897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980년 창립 이후 가장 많다. 이미 올 3분기까지 1년 전 동기보다 12.6% 증가한 6615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94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1.1% 늘었다.

실적 견인의 주역은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과산화수소 부문이다. 국내 과산화수소 1위 생산회사인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동안 펄프, 섬유 표백제로 사용된 과산화수소는 최근엔 반도체 세정·식각 공정에 모두 들어가는 핵심 재료가 됐다. 반도체 공정에는 불순물 함량이 1ppb(10억분의 1g) 이하인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가 들어간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데다 고객사마다 장기간 품질 인증을 요구하는 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

올해 들어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서버 투자를 확대하자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풀가동하면서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찾는 수요가 덩달아 늘어났다. 증권가에선 한솔케미칼 매출이 2027년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정된 삼성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과 SK하이닉스 M15X 신규 가동을 고려할 때 과산화수소는 당분간 공급자 우위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2위인 OCI도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라인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에선 한솔케미칼이 울산·전주 공장에서 연 15만5000t, OCI가 익산 공장에서 연 7만5000t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OCI는 지난 1일 포스코퓨처엠과의 합작법인이자 과산화수소 생산량 3위(연 5만t) 업체인 피앤오케미칼의 포스코 측 지분(51%)을 전량 인수해 이 회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덩치를 키웠다. OCI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을 때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한 취지”라며 “총 12만5000t 규모로 생산 구조를 단일화해 효율적인 공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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