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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종 국제구리협회 한국지사장 "구리, AI·에너지 전환의 필수 인프라…재활용까지 키우는 순환형 핵심 광물"

입력 2025-12-08 14:47   수정 2025-12-08 14:48


구리가 AI 데이터 센터, 전기차 등 차세대 산업 수요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JP모건이 지난 달 2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올해 초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지속적인 수요 초과로 2026년 2분기에는 톤당 1만25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구리협회 유한종 한국지사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구리 가격이 상승하는 배경과 구리가 전략자원으로 부상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Q. 먼저 국제구리협회(ICA)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자면?
A. 국제구리협회(ICA)는 1959년 설립된 글로벌 비영리 단체로, 40여 개 회원사와 500여 개 파트너사가 협회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구리 산업 발전, 재활용 기술, 에너지 효율 개선, 정책 연구, 공익사업 등을 지원 중이다.

한국에서는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AI 데이터센터 등 산업 주요 분야에 구리 기반 기술·정책 개발을 지원한다. 아울러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고부가가치 산업 혁신을 위한 지식·정책·기술 기반도 제공한다.

Q. 구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A. 그동안 구리 가격은 경제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해서 ‘닥터 쿠퍼’라고 불리며 ‘경제 온도계’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 산업 전환을 상징하는 전략자원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전기가 사용되는 곳에는 반드시 구리가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AI만 하더라도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에 대규모의 구리가 사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카고에 5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데 2177톤의 구리를 사용했다고 한다.

구리 수요는 이제 AI 인프라 확장, 디지털화, 탄소중립 등 메가트렌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단기 경기 흐름보다 산업 구조 변화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한다. 또한 새로운 구리, 즉 신동의 경우 생산까지 준비되는 시간이 수년에 걸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요에 빠른 시간 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Q.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구리 수요가 늘어난다고 얘기했는데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보는가?
A.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전기의 흐름, 예를 들어 전력 배선·변전 설비·고밀도 서버랙·냉각 시스템·통신선 등에 대량의 구리가 사용된다.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는 데이터센터의 구리 수요가 2050년까지 6배 증가한 300만 톤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이는 2050년 글로벌 구리 수요의 약 9%에 해당하는 수치다.

Q. AI 데이터센터 이외에도 구리는 4차 산업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 소재로 불린다. 이유는?
A. 에너지 전환의 중심인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재생에너지 설비, 송배전망, 디지털 산업의 중심인 AI 데이터센터 등 현재 주요 산업의 특징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구리는 각종 자원 중 전기 관련 최고의 효율성을 보인다. 알루미늄의 경우 구리에 비해 가볍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도성은 구리가 알루미늄보다 약 67% 더 높다. 또한 구리는 재활용률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재생산 과정에서도 물리·전기적 특성이 신제품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생애전주기를 기준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비교해 탄소 발생량도 5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을 정도로 순환경제에 이상적인 소재다. 구리가 디지털 전환, 클린에너지 시대에 ‘혈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Q. 구리 재활용은 어느 정도까지 상용화돼 있나?
A. 현재 전 세계 구리 수요의 약 3분의 1은 재활용으로 충당되고 있다. ‘도시 광산’으로 불리는 재활용 용광로에서 재생산된 구리는 새로 만들어진 신동과 품질 차이가 없어 재활용 구리에 대한 수요가 높다. 재활용 구리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또 다른 이유는 환경 정책이다. 주요 국가들의 핵심 기업들은 각 국가의 환경 정책에 따라 재활용 구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것을 요구하거나 경쟁 입찰에서 재활용 구리에 우선권을 준다. 이는 재활용 구리가 성능에서 차이가 없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비즈니스 행태는 향후 재활용 구리 산업이 더욱 중요하고 활성화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Q. 구리가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안정적 공급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국제에너지기구는 2035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가 공급을 30% 초과할 것으로 예측하며, 구리 공급의 부족 가능성을 예고했다. 동시에 구리 쇼크 최소화를 위한 준비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은 구리 매장량이 거의 없기에 연간 200만 톤의 구리를 수입하는 수입의존국이다. 동시에 단일 규모로 세계에서 손꼽는 제련소를 가진 LS MnM 등 최고의 제련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있는 전형적인 ‘자원 취약·기술 강국’ 모델에 속한다.

한국은 신재생 산업과 반도체 산업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로, 구리 활용도가 특히 높다. 이에 따라 구리를 ‘핵심 광물’에 포함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비축 체계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구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는 예측이 지배적인 만큼 구리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우선 칠레·페루·인도네시아 등 자원국과의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 전략 비축,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재활용·스크랩 회수 인프라와 친환경 제련 기술에 대한 투자·세제 인센티브를 확대해 국내에서 ‘순환형 구리 공급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해법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무분별하게 국외 유출되고 있는 국내 구리 스크랩을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관리해야 한다.

Q. 국제구리협회(ICA) 한국지사가 국내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A. 국제구리협회의 주요 역할은 ‘구리의 전략적 가치’를 알리고 산업·정부·학계 협력을 촉진하는 데 있다. 특히 반도체·에너지전환·AI·전기차·방산 등 주요 산업 관련 구리 수요 전망과 ESG 기여도를 데이터 기반으로 제시함으로써 국내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하려 한다. 아울러 더 많은 사람들이 구리를 중요하고 친숙하며, 일상에서 사용하면 도움이 되는 소재로 생각하도록 구리의 긍정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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