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진웅이 과거 범죄 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은퇴 선언을 한 가운데, 그가 과거 했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대부분 그가 작품과 인터뷰에서 범죄 등에 대해서 비판하는 발언들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같은 조씨라는 점에서 이러한 어록을 '조만대장경'(조 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입바른 소리를 팔만대장경에 비유한 표현) 시즌2라고 일컫고 있다.
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조진웅이 조진웅에게'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조씨가 형사 역할을 맡은 드라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에서 나온 장면의 캡처본이다.

흉악범역을 맡은 배우 유재명이 조씨에게 "저는 형을 다 살았습니다"라고 하자 그는 "야, 그런다고 니 죄가 다 사해지냐"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은 "조적조"(조진웅의 적은 조진중. 과거 '조국의 적은 조국'에서 가져온 표현), "조만대장경 시즌2"과 같은 제목으로 조씨의 과거 대사나 발언 등을 옮기고 있다.
과거 조 대표는 "알았으면 공범이고 몰랐으면 무능이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아라", "모든 것은 부메랑",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약자 코스프레를 하며 권력을 더 달라고 구걸한다"며 보수 정치권을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SNS에 게시했다.
그러나 자신 혹은 진보 정치권이 비슷한 처지에 놓이면서 이러한 어록은 '조만대장경'이라는 비꼬는 표현으로 쓰이게 됐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조만대장경은 세계문화유산.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조씨는 9년 전 '시그널' 방영을 앞두고 대한민국 경찰청 채널에 공개된 '세상에 잊어도 될 범죄는 없다'는 제목의 영상에서 "피해자들이 더 이상 눈물짓지 않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그널'에서 조씨가 연기한 이재한 캐릭터는 우직하고 정의로운 형사였다. 그는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당하면서도 인제 여고생 성폭행 사건 등 다양한 미제 사건을 끝까지 해결하려 했다.
조씨는 시그널에서 자신의 손으로 잡은 범이 진범이 아님을 알게 되고 용의자가 검사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경찰이 사건을 덮으려 하자 충격을 받는다. 이에 그는 무전에서 이제훈(박해영역)에게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삽니까.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라고 묻는다.

조씨는 지난 8월 영화 '독립군: 끝나지 않은 전쟁' 개봉을 앞두고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역사관과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것에 부담감을 가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에 왜 부담을 느껴야 하나.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면 안 되지 않나. 잘못됐으니까 잘못됐다고 얘기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게 왜 부담을 가져야 하나"고 반문했다.

한편 조씨는 소년범 이력과 성인이 된 후 극단 단원을 폭행해 벌금형 처분을 받고, 음주운전 전과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 은퇴를 선언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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