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사진)이 임직원들에게 ‘기술 경쟁력 회복’을 재주문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최첨단 그래픽 D램(GDDR7)·저전력 D램(LPDDR5X) 등 주력 제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과거의 ‘초격차’를 회복하기 위해선 더 뛰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지난달 하순 ‘정기 사장단 인사 및 조직 개편’ 직후 열린 DS부문 임직원 대상 내부 행사에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작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다. 올 3분기 메모리사업부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고, 삼성 안팎에서 ‘DS부문의 기술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들어 전 부회장이 취임(2024년 5월)한 이후 반복 주문한 경쟁력 회복 작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5세대 HBM(HBM3E)이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고 빅테크 맞춤형 인공지능(AI) 가속기 업체 브로드컴을 대상으로 HBM3E 납품을 확대한 게 본보기다. 전 부회장은 HBM3E 성능 향상을 위해 제품의 기본 재료(코어 다이) 역할을 하는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4세대(1a) D램 재설계를 지시하기도 했다.
최신 범용 D램으로 중급 AI 서버에 장착되기 시작한 삼성전자의 GDDR7은 올해 약 70%의 점유율로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소캠2(SOCAMM2)로 불리는 서버용 LPDDR5X 모듈 공급 경쟁에서도 주요 고객사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 부회장이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는 건 SK하이닉스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이 2~3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왔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급 부족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두고 임직원이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전 부회장의 인식도 이번 발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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