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F&B는 지난달 28일 자사몰인 동원몰과 반찬 전문 온라인몰인 ‘더반찬&’을 통합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더반찬&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추가해 자사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11월 동원몰 MAU는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가입자도 10% 증가했다.
이 밖에 농심, 대상, 오뚜기, 풀무원 등도 자사몰을 강화하고 있다. 내수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원재료 가격도 고공행진하는데 고물가로 식품사들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쿠팡 등 e커머스를 거치면 수익성은 더 악화한다. 최대 식품사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국내 식품 사업 매출은 1조52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7% 줄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통 수수료를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 자사몰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자사몰 유인 마케팅 전략으로 한정 제품도 활용한다. CJ더마켓은 ‘얇은피 왕교자’ ‘햇반 천지향미 쌀’ 등을 전용 상품으로 내세웠다. 농심은 올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굿즈 한정판 제품을 자사몰에서 판매했다.
자사몰 초기 식품사들은 최저가 경쟁으로 덩치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최근 들어서는 유료 멤버십 구독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한 혜택 강화에 나섰다. CJ더마켓은 유료 멤버십 ‘the프라임’을 운영한다. 월 990원에 가입하면 무제한 10% 적립과 상시 추가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동원, 농심, 롯데웰푸드도 유료 멤버십을 내놨다.
식품사들이 자사몰과 유료 멤버십을 강화하는 이면엔 고객 데이터가 있다. 고객 구매 데이터를 확보해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 식품사 임원은 “자사몰을 운영해 확보한 구매 데이터는 소비 트렌드 분석과 신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살아 있는 정보”라며 “자사몰은 데이터 허브”라고 설명했다.
올해 e커머스 시장이 급변한 것도 기업들이 자사몰 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티몬, 위메프 등 일부 플랫폼의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져 e커머스 채널 중심의 확장 전략 리스크가 표면화했기 때문이다. 과거 다양한 e커머스가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였으나 최근 쿠팡이 이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며 수수료 협상력이 약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