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씨가 소년범이었던 사실이 드러나고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일부 좌파 진영에서 그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과거의 죄 때문에 이를 딛고 성공한 한 배우의 인생을 이른바 '생매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회에 영향력을 크게 미치는 공인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며 과거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을 들췄다.
노 전 회장은 "2011년 당시 고려대 의대생이었던 A씨는 친구 2명과 함께 술에 취한 동기 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강간이 아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학교로부터 출학(영구퇴교) 처분을 받았다"면서 "이후 다시 수능을 본 A씨는 성적으로 성균관대 의대에 진학했고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모집에 지원해 합격했다가 뒤늦게 과거 성추행 사실이 알려져 인턴에서 해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성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은 평생토록 의사면허증을 발급해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으나 추진이 되지 않았다"면서 "이후 그는 한일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했으나 역시 과거 범죄 전력이 알려져 해임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년 이하의 징역 및 금고형을 선고받은 자는 형 집행이 종료된 날로부터 5년 후 전과 기록이 소멸한다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전과기록이 이미 삭제된 후였으나 A씨는 좁은 의사 사회에서 가는 곳마다 신분이 밝혀져 의사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나무위키에서는 '성범죄 전과라는 꼬리표는 평생을 따라다니기에, 과거 저지른 사건이 드러날 때마다 잘리고 쫓겨나는 순탄치 못한 사회생활을 10년이 넘도록 반복하는 것으로 저지른 죄에 걸맞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노 전 회장은 "1993년 고교생이었던 B씨는 친구 2명과 함께 훔친 차량으로 4차례에 걸쳐 10대 여성 7명을 납치하여 '번갈아 성폭행'한 뒤 금품을 빼앗는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1994년 1월 경찰에 붙잡혀 소년원에서 교화훈련을 받았으나 1996년 경성대에 입학한 것으로 보아 소년원에서 체류한 시간은 길어야 2년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후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가 추가되었지만 배우로 승승장구하고 '정의'를 부르짖는 '개념 있는 배우'로 인정받았다"면서 "그러던 중 31년이 지나 과거의 범죄사실이 드러나게 되었고 연예계 자진 퇴진 선언했다. 그러자 상당수 좌파 연예인들과 좌파 인플루언서들이 은퇴 번복을 종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전 회장은 "A씨는 '절대 의사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이고, B씨는 '죄과를 다 치른 사람의 과거를 들추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한 가지만 하시라'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들 모두 퇴출당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A 씨에 대해서는 '평생 의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다"라며 "이것은 미국의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의대 입학 시에 엄격한 신원 조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 의대에 입학하더라도, 임상실습을 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데 병원들은 환자 안전과 법적 책임 문제로 성범죄 기록이 있는 학생의 병원 출입이나 환자 접촉을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레지던트 수련을 받을 때도 신원 조회가 또다시 이뤄지고 주(State) 의사면허국에서도 면허 발급의 필수 조건으로 훌륭한 도덕적 성품을 요구하므로 성범죄자는 제외된다"면서 "즉 의사가 되는 여러 단계에서 계속 걸러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성범죄자의 범죄경력은 5년 후 사라져 이런 검증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 전 회장은 "B는 의사가 아니니 괜찮지 않냐고 하는데 큰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공인이라는 점에서는 의사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 위치다"라며 "연예인이 음주운전을 하면 음주운전이 노래나 연기와 무관함에도 퇴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조진웅 은퇴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진웅 씨 사태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이 나라의 전직 교수, 학자, 심지어 민주당 국회의원까지 개입해서 이 진영 전체가 옹호하고 나서는가"라며 "조진웅 씨의 범죄는 개인적인 범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단순한 마약 투약이나 그런 내용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극악무도한 중범죄"라고 정의했다.
김 최고위원은 "조 씨가 반성했다든가, 사과했다든가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행사장에서 낭독하고 뭐 이런 정도. 이재명 대통령과 영화를 같이 보며 낄낄거리고. 뭐 그런 정도만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분은 사실 정의로운 척, 의로운 척, 개념 연예인인 척, 그렇게 해 온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진웅 배우 돌아오라!"는 송경영 신부의 글을 공유했고,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조 씨 주연의 방송 예정 드라마)인 '시그널2'를 꼭 보고 싶다"고 은퇴 번복을 촉구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조진웅 배우의 청소년기 비행 논란이 크다. 저도 깜짝 놀랐다"며 "대중들에게 이미지화된 그의 현재(모습)는 잊힌 기억과는 추호도 함께 할 수 없는 정도인가"라고 SNS에 적었다.
앞서 조진웅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등에 연루됐으며, 특가법상 강도 강간(1994년 기준)으로 형사 재판받고 소년원에 송치됐다는 사실이 지난 5일 전해졌다. 또한 조진웅이 성인이던 무명 배우 시절에도 극단 단원을 구타해 폭행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영화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를 찍을 당시에는 음주 운전으로 면허 취소를 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려졌다.
조진웅은 과거 잘못을 시인하고 은퇴를 선언하면서도 성폭행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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