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박나래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일명 '주사이모' A씨가 8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전부 삭제했다.이날 오전 9시 기준 A씨 계정에는 그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홍보 영상,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 출신임을 해명한 사진 등이 모두 사라졌다. 다만 프로필에는 '사업가', '성형센터장(특진교수)', 'B 그룹 대표' 등의 소개 문구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의혹은 박나래 전 매니저들이 박나래가 A씨로부터 항우울제를 공급받고, 의료기관이 아닌 자택·차량 등에서 주사와 링거를 맞았다는 폭로를 하면서 시작됐다. 보도에는 해외 일정에 A씨가 동행해 수액을 맞았다는 주장, A씨가 박나래 전 매니저에게 보낸 "처방전 모으고 있다", "(약을) 문고리에 해놓았음" 등의 메시지도 포함됐다.
논란 이후 A씨는 "12~13년 전 내몽고를 오가며 힘들게 공부했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내·외국인 최초 최연소 교수까지 역임했다"며 "병원장, 성형외과 과장, 내몽고 당서기의 도움으로 한국 성형센터를 유치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 가운을 입은 사진, 수술 장면으로 보이는 이미지, 방송 인터뷰 자료 등도 공개했지만 국내 의사 면허 보유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박나래 측은 "의사 면허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보도 이후 사실 확인을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의료계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전날 성명문을 통해 A씨가 교수로 재직했다고 주장한 '포강의과대학병원'에 대해 "유령의대"라고 표현하며 "중국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해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했다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A씨를 의료법·약사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박나래에 대해서도 "방조 의혹이 있다"며 공동정범 수사를 요청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등 예능 프로그램 MC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박나래는 잇따른 논란과 의혹이 터지며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가압류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매니저들은 직장 내 괴롭힘, 폭언, 특수 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을 주장했다. 또한 안주 심부름, 파티 뒷정리, 술자리 강요, 24시간 대기 등 사적 지시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박나래 소속사 앤파크는 지난 5일 입장문에서 "두 매니저는 최근 퇴사해 퇴직금을 정상 지급받았으나, 퇴직금 수령 뒤 전년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압박이 지속돼 더는 일방적 요구에 끌려다닐 수 없다고 판단, 법률 검토 후 필요한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맞고소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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