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로 집속초음파를 이용한 췌장암 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한 아이엠지티가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이달내 기술성평가 신청을 거쳐 내년 3분기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이 회사 기술에 세계적인 의료기기회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연구 협력도 잇따를 전망이다.

IMD10이 표적한 췌장암은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에 생기는 암이다. 복부 깊숙히 척추 인근에 있고 대동맥, 대정맥 등 중요한 혈관들이 지나는 자리에 있어 수술하기 힘든 암으로 꼽힌다. 주요 암중 생존률도 가장 낮다. 이 대표는 "폐암, 위암, 간암 등의 생존률은 지난 10년간 30~70%로 크게 개선된 데 비해 췌장암은 아직도 10%대에 머물며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췌장암은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수십년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불가능했다. 그는 "키트루다, 옵디보 등 차세대 항암제 모두 췌장암 대상으로는 임상 3상에 실패했다"며 "폴피리녹스와 젬시타빈·아브락산 조합 등 2가지 화학항암제만이 10년 넘게 쓰이고 있다"고 했다. 췌장암에 각종 치료제가 안 듣는 이유 중 하나는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 때문이다. 이 대표는 "췌장암이 진행되면 감염 부위에 섬유화가 진행돼 어떤 약물도 흡수가 잘 안된다"며 "그렇다고 수술로 제거하기엔 중요한 혈관들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에 큰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존 항암제는 흡수율이 낮아 높은 농도로 주입하다보니 정상세포도 공격해 탈모, 구토, 면역력 저하 등 항암 부작용이 심각했다"며 "IMD10을 함께 쓰면 항암제 흡수율도 높아져 농도도 높일 필요가 없다보니 부작용 발생률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엠지티가 동물실험한 결과 집속초음파 기기를 활용했을때 암세포내 잔존 약물 농도가 기기가 없을때에 비해 1.4배 증가했다.
아이엠지티가 지난해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한 국내 서울대병원 임상 결과에 따르면, IMD10을 활용한 췌장암 환자 시험군의 약물 종양반응률은 60%로 일반 대조군 반응률(33%)의 거의 두배에 가까웠다. 환자 치료 효과도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IMD10을 활용한 췌장암 시험군 환자 15명 중에선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가 2명, 30%이상 암조직이 감소하는 부분관해가 7명이나 나왔다. 대조군의 경우 부분관해는 4명에 불과했고 완전관해가 1명 나오긴 했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치료 2개월차 표적병변크기 역시 시험군은 24.9% 줄어든 데 비해 대조군은 14%줄어든 데 그쳤다.
당시 임상을 주도한 이상협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췌장암의 가장 큰 특징은 약물 전달이 어려워 아무리 좋은 약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인데 이 기기로 인해 환자들에게도 높은 치료효과가 가능해졌다"며 "빨리 의료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엠지티 기술에 세계 의료진들도 환호하고 나섰다. 미국 집속초음파 재단의 닐 카셀 회장은 "조직손상없이 세포막을 열 수 있는 기술이 독보적"이라며 "세계 최소형 집속초음파 항암 치료 장비라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영상과 치료 일체형 시스템을 소형 장비에 구현한 기술력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폴.B 샤인 브리검 여성병원 교수는 "마취 없이 바로 시술할 수 있고, 의사들이 조작하기 편리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적응증 확대도 기대했다. 레이정 버지니아대병원 암센터장은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면역항암제 등 다양한 항암제에 모두 쓰여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사만다 러프 교수도 "췌장암 뿐만 아니라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담도암이나 육종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덕분에 최근 세계 최대 의료기기회사 중 한 곳은 아이엠지티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역시 글로벌 파트터쉽을 논의하고 있다. 논의 결과에 따라 내년 회사의 지위와 성과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현재 상대측의 비밀유지 요청으로 인해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회사들과 투자와 연구 협력방안을 긴밀하게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시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아이엠지티는 최근 국내 대형 ADC항암제 개발회사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며 동물실험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유방암, 연조직 육종, 담도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병용 치료제 역시 기존 화학항암제를 넘어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5년 12월 9일 15시25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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