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소비재 관련주가 ‘경기방어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업 간 실적 차이가 큰 만큼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300 자유소비재지수는 지난 한 달간 16.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경기소비재지수는 10.92% 올랐다. 코스피지수 상승률(3.70%)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반면 그간 증시를 이끌던 KRX 반도체지수는 0.11%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종목별로는 영원무역(54.44%), 신세계(26.04%), 롯데관광개발(20.5%), 현대차(19.32%), 미스토홀딩스(14.08%)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영원무역은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 및 신규 고객사의 주문 증가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고, 매출도 13% 늘어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신세계는 내수 소비 회복과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7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와 정부의 부양책, 수출 경기 회복 등이 맞물려 내수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며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반납으로 실적 개선 여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관광개발도 카지노 매출 증가로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주춤하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시장 대표 방어주로 꼽히는 KT&G의 최근 강세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KT&G는 3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가 경색되는 것도 국내 소비재주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이 과거처럼 일본산 수산물이나 자동차 통관 지연 등의 비공식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은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의 2위 화장품 수입국이다.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관련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국내 주요 음식료 기업은 매출 비중이 대부분 내수에서 발생하는 만큼 내수 회복의 수혜를 크게 볼 것으로 분석된다. 주 연구원은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등 소비자 수요가 견조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내년에는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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