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을 거치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이 심화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바이오테크 업종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잘 버텼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미국 증시에서 ‘SPDR S&P 바이오테크 ETF’(XBI)와 ‘아이셰어즈 바이오테크놀로지 ETF’(IBB) 등 주요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자금이 유입된 배경이다.바이오테크 업종은 중장기적으로 고령화와 생명 연장 수요에 대응한 신약 개발이 구조적인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다만 주가 측면에선 수년간 이어진 고금리 환경과 개별 기업 리스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장기간 하락세를 겪었다.
최근 바이오테크 업종의 반등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며 방어적 성격의 자금이 유입됐다. 둘째, 주요 업종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 셋째는 개별 기업의 호재성 뉴스 모멘텀이다. 올 들어 바이오테크 기업의 임상시험 결과가 호조를 보이며 투자 의견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분기 머크의 시다라테라퓨틱스 인수를 비롯해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젠맙 등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도 업종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바이오테크 기업에 개별 투자한다면 높은 기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소수의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특성상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적 결과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ETF로 이 분야에 투자하면 이런 위험과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업종 전반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받는다는 것도 ETF ‘꾸러미 투자’가 적합한 이유다. 바이오테크 기업은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섹터 전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다.
XBI와 IBB는 자산 규모와 운용 보수 측면에서 상당히 비슷한 경쟁 펀드다. 다만 운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XBI는 동일 가중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소형주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키운다. 반면 IBB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기반하되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을 최대 8%로 제한해 소형주 편입 비중은 낮은 편이다. 바이오테크의 긍정적인 주가 모멘텀을 고려한 투자를 고민 중이라면 ETF를 활용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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