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내에서 바이오, 자동차, 금융 등 최근 상승폭이 덜했던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주와 함께 이들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특히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과 달리 펀드매니저의 재량이 크게 작용하는 액티브 상품에서 향후 시장 전략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최근 ‘TIMEFOLIO 코스피액티브’에서 바이오와 AI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종목의 비중을 확대했다. 현재 편입 종목은 알테오젠(4.34%), 에이비엘바이오(3.92%), 삼성전기(3.87%), 두산(3.71%) 등이다.여전히 삼성전자(16.84%)와 SK하이닉스(15.48%) 비중이 가장 크지만, 그 외 비중을 다양한 업종 대표주로 채웠다. 특히 일부 바이오 종목은 코스닥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에 포함됐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반도체가 기본 축인 것은 맞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며 “수급이 넘어가는 바이오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고, 삼성전기·두산 등 AI 소부장 기업으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독립계 운용사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도 최근 ‘마이다스 코스피액티브’ ETF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의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 우선주로 교체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우의 비중은 12.55%로 상품 내 최대 편입 종목이 됐다. SK하이닉스(11.61%), 삼성전자(5.59%), 현대차(2.82%)가 뒤를 이었다. 이천주 마이다스에셋 주식운용본부장은 “현재 삼성전자 우선주의 주가가 보통주의 약 75% 수준인데, 이는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이라며 “과거 95%까지 올라간 전례가 있는 만큼, 우선주의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형 운용사와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내에서 자동차와 금융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표적으로 하나자산운용이 운용하는 ‘1Q K200액티브’ ETF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86.5%(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0.87%)로 주요 액티브 ETF 중 가장 높았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26.15%), SK하이닉스(16.16%) 외에 KB금융(2.22%), 현대차(2.04%) 등을 편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액티브’ 역시 삼성전자(26.08%)와 SK하이닉스(16.12%)에 이어 KB금융(2.23%), 현대차(2.02%), 신한지주(1.75%) 등을 담았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금융주는 배당소득세율 인하의 수혜를 받을 수 있고, 현대차는 로봇·AI 관련 호재의 영향을 받고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업계에선 반도체 독주 흐름이 다소 진정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액티브 ETF의 수익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으로 쏠렸던 수급이 분산되면서 펀드매니저의 전략이 반영되는 액티브 ETF의 성과가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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