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Fragment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서울 강남구에서 올해 마지막 '로또 청약' 물량이 풀립니다. 20억원대에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를 살 수 있기에 당첨된다면 10억원 넘는 시세 차익이 예상됩니다.
10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12월 첫 주(1일~7일) 기준 방문자 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강남구 역삼동 '역삼센트럴자이'였습니다. 지난 5일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선 이 단지에는 4만991명의 방문자가 몰렸습니다.
막대한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강남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라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은하수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역삼센트럴자이는 237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59~122㎡ 87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옵니다. 공급가격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최고가 기준 △전용 59㎡ 20억1200만원 △전용 84㎡ 28억1300만원 △전용 122㎡ 37억98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주변 단지 전용 84㎡ 가격은 3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인근 '개나리래미안'은 2006년 입주한 구축 아파트임에도 전용 84㎡가 지난달 35억원에 거래됐습니다. 2022년 입주해 비교적 신축인 '강남센트럴아이파크'는 전용 59㎡가 지난달 32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역삼센트럴자이에 붙을 신축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10억원 넘는 시세 차익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인기는 뜨겁습니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은 230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5만4631명이 몰려 237.5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9월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역시 110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6만9476명이 신청해 경쟁률 631.6대 1을 썼습니다. 지난 2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 또한 268가구 모집에 4만635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151.62대 1에 달했습니다. 이들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막대한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분양가가 고액인데다 반복된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마저 강화하면서 현금 동원력이 한층 중요해졌습니다. 9·7 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은 분양금의 40%만 가능하고 10·15대책으로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이 줄어들기에 전용 59㎡는 최대 4억원, 전용 84㎡는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그나마도 옵션 가격과 중도금 대출 이자,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분양가 대부분을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할 정도입니다.
28억1300만원에 전용 84㎡A에 당첨될 경우 곧바로 납부해야 하는 계약금만 5억6260만원에 이릅니다. 중도금 대출을 4% 금리로 최대한(LTV 40%) 받으면 이자는 4500여만원이 붙고, 분양가와 옵션 금액 합산의 3.3%인 취득세도 9350만원에 달합니다. 주택담보대출 최대치인 2억원을 받더라도 중도금 이자와 취득세, 발코니 확장비(2033만원) 등으로만 약 1억6000만원이 빠져나가는 셈입니다.
입주 예정 시점은 2028년 8월인데, 강남구는 투지과열지구에 청약과열지역으로 전매제한 3년, 실거주 의무 2년이 적용됩니다. 당첨된 뒤 이러한 조건을 감당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면 청약통장 가점이 초기화되고 향후 10년 동안 재당첨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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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Fragment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내는 방법도 막혔기에 현금이 없다면 청약할 수 없는 곳"이라며 "이전 강남권 분상제 단지와 같이 이번에도 수십억대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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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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