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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대 주식 굴리는 베뉴지 “감사 바꾸면 배당 확대 없다”

입력 2025-12-09 14:21  

이 기사는 12월 09일 14: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가 반대하는) 감사가 선임될 경우 앞으로 배당 확대는 없으므로….”

코스닥시장 상장사 베뉴지(옛 그랜드백화점)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 기재한 문구다. ‘슈퍼개미’ 배진한 노블리제 대표가 감사 교체 및 회장 해임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자, 최대주주 측은 이를 막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으름장을 놨다. 배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주총에서 김 회장 해임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지만 감사 해임에는 성공했다. 새로 열릴 임시주총에서 감사 신규 선임 안건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배 대표는 최근 베뉴지 측에 신규 감사 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지난 3일 열린 임시주총의 후속 조치다. 지난 주총에서 감사 해임 안건과 회사가 제안한 이사 수 축소(30명 이내→10명 이내) 및 감사 자격 요건 강화 안건은 통과됐지만, 김 회장 해임 안건 및 신규 감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배 대표는 ‘반찬가게’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대동금속, 대륙제관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뉴지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2022년 4월부터다. 지분을 꾸준히 늘려 현재 9.70% 지분을 들고 있다.

배 대표가 주주 활동을 본격적으로 나선 계기는 회사의 대규모 주식 투자 손실이다. 베뉴지는 2023년 2차전지 주식 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 같은 해 7월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258억원어치를 매도하고 이를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를 매수하는 데 투입했다. 하지만 관련주 주가는 현재 크게 하락한 상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배 대표는 손실 여부를 떠나 자산을 회사의 사업 대신 무분별한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9월 말 기준 베뉴지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금액은 1528억원으로 자산총계의 22.8%를 차지했다. 배 대표는 이사회 결의 없이 주식 투자가 이뤄졌다며 이를 문제 삼고 있다.

반면 베뉴지 최대주주 측은 자산을 활용한 국내 주식 투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대규모 이익도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서류에서 “대규모 금액을 투자할 때는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올해 11월까지 3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차익이 누적되고 있다”고 했다.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강경 문구도 포함했다. 회사 측은 “모든 주주를 위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감사 업무를 수행할 능력 및 경험을 갖추지 않은 감사가 선임될 경우 앞으로 배당확대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 자격 요건을 △회계법인 감사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상장회사의 감사 경력이 3년 이상인 자 등으로 강화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 동의해달라고 했다.

임시주총 1호 의안으로 경영진이 주장한 대로 정관 변경이 이뤄지면서 배 대표가 신규 감사로 내세운 인물들을 선임하는 의안은 폐기됐다.

배 대표는 강화된 안건에 맞는 새로운 인물을 감사로 선임시킨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 안건을 다루는 임시주총 개최를 회사 측에 요구했다. 배 대표는 감사 선임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를 초과하는 부분이 제한되는 만큼 승산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는 “새로운 감사를 선임해 회사가 주주환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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