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인공지능(AI) 로봇 기업 '스킬드 AI'에 투자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AI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가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딩 라운드에 참여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스킬드 AI의 기업가치는 약 140억달러(약 20조6000억원)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 유치가 성사될 경우 스킬드 AI의 기업가치는 몇 달 만에 거의 3배 급등할 전망이다.
시장정보업체 피치북의 자료에 따르면 스킬드 AI는 앞서 올해 진행된 5억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47억달러(약 6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메타 AI 연구원 출신들이 2023년 설립한 스킬드 AI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범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다. 자체 하드웨어를 제작하기보다 모든 형태의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AI 모델에 초점을 맞춘 것.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에게 인간과 유사한 인지, 의사결정 기술을 가르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킬드 AI는 지난 7월 첫 범용 AI 모델을 공개하며 물류창고 작업부터 집안일까지 광범위한 환경과 업무에 적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기업들도 스킬드 AI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시리즈B 자금 모집 당시 엔비디아, LG의 밴처캐피털, 삼성 등이 참여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LG CNS는 스킬드 AI와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6월 발표했다. 당시 LG CNS 측은 전략적 협력 계약과 함께 투자도 병행했다. 투자는 LG의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스킬드 AI는 지난해에는 시리즈A 투자 라운드의 일환으로 3억달러를 조달했다. 당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소프트뱅크그룹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자금 조달 협상은 AI의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점점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진정한 의미의 범용 로봇 응용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이며 광범위하게 활용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소식통은 이번 투자 유치 협상이 여전히 유동적이며 일부 세부 사항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번 거래가 크리스마스 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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