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코스피·코스닥지수를 훌쩍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한 바이오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들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AI·반도체주가 주춤한 사이 투자자들의 도피처로 부상했지만, 대장주 알테오젠이 특허 분쟁 여파로 급락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년 초 주요 바이오 기업의 대규모 기술이전(L/O) 소식까지 들려오면 수익률이 재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또 다른 액티브 ETF인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도 같은 기간 7.42% 떨어지며 하락률 2위를 기록했다.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6.94%) ‘HANARO 바이오코리아액티브’(-5.04%)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4.82%) ‘TIGER 헬스케어’(-4.11%) ‘KODEX 헬스케어’(-4.08%) 등도 많이 밀렸다. 바이오 종목이 포함된 지수도 우하향 중이다. 34개 KRX지수 중 이달 가장 많이 떨어진 건 KRX 300헬스케어(-4.33%)였으며 ‘KRX 헬스케어’(-3.66%) 지수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만한 건 바이오 ETF가 지난달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수익을 거뒀다는 점이다. RISE 바이오TOP10액티브의 11월 상승률은 10%를 웃돌았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와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는 각각 22.92%, 21.73% 상승하며 수익률 1, 2위에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달 바이오 섹터가 일종의 도피처 역할을 하면서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급등 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펩트론이 일라이릴리와 맺은 플랫폼 기술평가 종료 시점이 연장됐고, 알테오젠 파트너인 머크의 면역항암제가 독일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타격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 장세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바이오 업종은 금리 인하 때 수혜를 보는 대표적 섹터로 꼽힌다. 한 ETF 운용본부장은 “금리가 낮아져 바이오 기업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올라간다”며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 명확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이어서 바이오주가 금리 인하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에 대한 기대도 크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주주설명회를 앞두고 인수 및 라이선스 관련 활동이 활발할 것”이라며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오스코텍, 디앤디파마텍 등의 기술이전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