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스앤디는 삼양식품에 불닭 소스를 공급하는 회사다. 고객사의 ‘불닭볶음면’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직년부터 외형과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런데 지난 7월부터는 깊은 조정을 겪고 있다. 약 4개월간 하락폭이 고점 대비 50%에 달한다.주주들이 투매에 나선 것은 핵심 고객사인 삼양식품이 소스 사업을 내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다. 삼양식품이 7월 소스 전문 기업 지앤에프 지분 100%를 약 600억원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지앤에프는 라면용 분말 스프와 소스 등 식품 소재를 만드는 회사다.
하지만 불닭 소스 매입처를 단기간 내 자회사로 바꿀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 에스앤디가 10월 불닭 소스 수요 급증에 대응하려 푸드사이언스센터 2공장 증설을 마쳤다는 사실이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기업 간 거래(B2B) 공급업체는 통상적으로 증설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않는다. 늘어난 설비에서 생산하는 물량과 고객사 수요를 명확히 파악한 뒤에야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어서다. 삼양식품의 지앤에프 인수는 소스 사업을 포함한 생산 공정 수직 계열화, 원가 절감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 등을 염두에 둔 선택일 수 있다. 그렇다고 불닭 소스 공급 주체가 단기간에 바뀌는 일은 기우에 가깝다.
에스앤디의 올해 영업실적은 매출 1491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에는 매출 1821억원, 영업이익 282억원을 올릴 전망이다. 주가수익비율(PER)로 환산하면 8.6배 수준이다. 매년 20%를 웃도는 매출 증가율과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감안할 때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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