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GM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974대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반토막(46.6%) 난 실적이다. 한국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2002년 출범한 이후 월간 판매량이 1000대 아래로 줄어든 건 처음이다.
한국GM 내부에서도 판매량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린 2018년 전북 군산공장 폐쇄 당시와 2022년 반도체 부품 대란 때도 ‘월 1000대 판매’ 마지노선은 깨진 적이 없어서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는 1만3952대에 불과해 이 추세라면 연간 2만 대 판매에도 턱없이 못 미칠 게 확실시된다. 경차인 스파크를 앞세워 연간 18만 대를 국내에 판 2016년 전성기와 비교하면 12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국내 내수 판매가 줄어든 영향만 있는 것도 아니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의 지난달 판매량은 각각 3575대, 3121대로 한국GM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이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BYD도 한국GM보다 많은 1164대를 국내에서 팔았다. 한 수입차 딜러는 “도로에서 GM 마크가 안 보인 지 오래”라며 “대다수 수입차보다 못 파는 국내 완성차 회사”라고 했다.
한국GM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GMC 시에라 등 네 개뿐이다. 이 중 가장 신차는 2023년 3월 출시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인기 차량이던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가 각각 2022년, 지난해 단종되며 세단 라인업이 사라졌고 하이브리드카도 없다.
여기에 올초 한국GM이 인천 부평공장 유휴 부지 매각을 추진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 접수를 중단하기로 하며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산업은행에서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으며 2027년까지 10년간 국내 생산과 공장을 유지한다고 약속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27년이 다가오자 또 공적자금을 받기 위해 GM이 철수설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많다”고 했다.
현재 직접 고용 1만1000명,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약 15만 명이 한국GM 부평·창원공장에 엮여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날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세금을 지원받고도 끊임없이 사업 축소와 구조조정을 벌이는 행태를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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