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슬랙 최고경영자(CEO) 데니스 드레서를 최고매출책임자(CRO)로 영입하며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 시대를 주도해온 오픈AI가 기업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본격적인 조직 재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슬랙은 전 세계 기업들이 사용하는 대표적 업무용 협업 플랫폼으로 실시간 메시징과 자동화 기능을 통해 기존 이메일 중심의 업무 방식을 혁신해온 회사다. 2020년 세일즈포스가 약 27조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았다.
드레서는 슬랙 CEO 취임 이전 10년 넘게 세일즈포스에서 재직하며 대형 고객 관리와 글로벌 영업 전략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기업 고객이 제품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고객 성공’ 분야에서 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고객 성공은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고객이 제품을 제대로 활용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도록 만드는 전략적 기능이다.
오픈AI는 드레서가 앞으로 고객 성공과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 전략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고 밝혔다. 드레서는 “카테고리를 정의하는 플랫폼의 성장을 이끌어온 경험을 오픈AI의 기업 전략에 보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올해 연간 매출 런레이트(run rate)가 2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런레이트는 특정 기간의 매출 흐름을 기준으로 향후 1년간 예상치를 환산한 지표로 빠른 성장 기업들이 실적 전망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된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매출을 수천억달러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매주 8억명 이상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으며 기업 고객도 100만곳을 넘어서고 있다. 다만 구글과 앤스로픽 등 경쟁사가 빠르게 추격하는 가운데 오픈AI가 감당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회사는 기술 확장을 위해 1조4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약정을 체결해 시장 일각에서는 ‘AI 버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 피지 시모는 “우리는 모든 산업의 수백만 노동자에게 AI 도구를 제공하는 전환점에 있다”며 “데니스는 이런 변화를 이끈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의 합류는 AI를 더 신뢰할 수 있고 접근 가능한 기술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드레서의 영입을 오픈AI의 기업 고객 확대 전략의 핵심 포석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의 도입이 실제 기업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고객 유지율 관리와 엔터프라이즈 영업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드레서가 세일즈포스와 슬랙에서 쌓아온 경험이 오픈AI의 다음 성장 단계에서 직접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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