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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에만 軍장성 16명…방산기업 해외영업 진두지휘

입력 2025-12-16 17:46   수정 2025-12-17 01:28

“방위산업 기업마다 한두 명씩 있던 장성 출신 고문이 지금은 사업부별로 한 명씩 있습니다. 3년 전에 비해 예비역 장성 수가 세 배 이상 늘었습니다.”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군 출신 인사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K방산의 연간 수출이 200억달러로 내수(130억달러)를 압도할 만큼 해외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기 조달 주기가 짧아지고 개발 주도권이 민간으로 넘어가면서 군과 기업을 연결하는 장성 출신의 역할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군납 로비를 하던 예비역 장성들이 해외 영업통으로 활약하면서 K방산 수출의 핵심 자산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방산기업 군 출신 ‘전략통’ 선호
방산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군 출신 인사는 전략통이다. 특히 무기 도입에 관여한 장성은 영입 1순위다. 무기 도입 절차는 각 군 병과학교에서 ‘미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정의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각 군 교육사령부(전투발전부)→본부(기획관리참모부)→합동참모본부(전력기획부)→국방부(자원관리실)를 거치면서 도입 여부가 확정된다. 예산이 배정되면 방위사업청의 사업 담당 부서가 도입 과정을 지휘한다.

기업마다 병과학교장, 교육사령관,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전력기획부장, 국방부 자원관리실장, 방사청 사업부장을 지낸 중장급 장성이 한 명 이상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군 내부에서 승진 1순위는 아니지만 민간에선 영입 1순위라는 얘기다.

해군 중장 출신인 정승균 한화오션 부사장은 해군 교육사령관과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합참 전력기획부장, 잠수함사령관을 거친 뒤 캐나다 잠수함 수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육군 포병학교장을 지낸 양태봉 예비역 소장은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영입돼 K-9 자주포의 수출을 맡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9명의 예비역 장성이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한화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장성 출신 인사는 16명이다.

요격 미사일인 천궁-2를 생산하는 LIG넥스원은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을 지낸 최종태 예비역 소장을 채용했다. 방공학교장을 지낸 김규연 예비역 준장도 전문위원으로 뽑았다. HD현대중공업은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등을 지낸 천정수 예비역 소장에게 페루 함정·잠수함 사업 등을 맡기고 있다.
◇ 해외 영업 경험 없는 ‘작전통’도 인기
무기 개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작전통’도 상한가다. 야전 지휘관 경험이 해외 무기 판매에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한 예비역 준장은 “작전통들은 무기가 전장에서 왜 필요한지 ‘전술적 가치’를 설명할 수 있다”며 “야전군 사령관이나 여단장을 지낸 예비역 장성의 경험이 기술 데이터보다 더 신뢰를 준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이 작전통을 중용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육군 중장 출신인 김성진 현대로템 고문은 방사청이나 전력·획득 보직 경력 없이 준장 승진 이후 여단장, 사단장, 군단장으로 일했다. 같은 회사 고문으로 근무 중인 박신원 예비역 소장은 여단·사단장과 육군기계화학교장을 맡았다.

군 출신 방사청 직원을 그대로 영입하는 경우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중동·아프리카 법인 사장으로 옮긴 성일 예비역 육군 소장은 2022년 방사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폴란드 K-2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 협상을 총지휘했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 장관 출신으로 처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사장급 고문으로 합류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고위직으로 일한 장성 출신이 나서면 수출 대상국에서 신뢰감을 가진다”며 “상대 국가 장관이나 장성과 급을 맞춰 협상하는 경우가 많아 예비역 장성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배성수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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