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약세의 핵심 원인은 세계 최대 PE 생산국인 중국의 공격적 증설이다. 중국은 자국 내 수요를 넘어서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치킨게임식 증설 경쟁을 벌이자 제품을 중국 밖으로 수출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중국 내 생산설비는 4년 사이 50% 이상 늘어났다. 중국의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가 잇달아 가동돼 잉여 물량이 한국, 일본, 유럽, 아프리카 등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생산능력이 확대된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PE 생산능력은 4년 전보다 17%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야 소비재, 포장재, 건자재 등이 많이 팔리면서 PE 사용량도 증가할 텐데 아직 수요 회복 조짐이 없다. 오히려 환경 규제 강화 등에 따른 플라스틱 사용 절감 압력이 커지면서 소비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PE 생산량이 급증한 지난 4~5년 동안 수요는 거의 늘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경 에픽AI와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전 세계 PE 생산능력은 올해 1억5100만t에서 내년 1억5700만t, 2027년에는 1억6700만t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PE 가격이 추가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6000위안 밑으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변수가 있다면 중국 정부의 석유화학 분야 구조조정이다. 중국은 자국 내 석유화학 시설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노후 시설, 중복 시설 등을 통폐합하는 방식이다. 다만 공산당 정부의 강력한 시도에도 전국적인 구조조정 시도가 몇 차례 실패했던 터라 기대는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의 가격 급락은 단순한 사이클 문제가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는 신호”라며 “중국 상황만 바라볼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공급망 고도화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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