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35.00
(8.55
0.21%)
코스닥
935.00
(3.65
0.3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한국의 리즈 테일러' 원로배우 김지미 별세

입력 2025-12-10 18:33   수정 2025-12-10 18:34

1960~197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일군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 씨(본명 김명자)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10일 한국영화인협회 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세상을 떠났다. 직접적 사인은 저혈압 쇼크로 알려졌다.

1940년 충남 대덕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했다. 서울 덕성여고 재학 중 명동에서 김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을 받은 게 계기다. 서구적이고 입체적인 외모에 탁월한 연기력까지 갖춘 고인은 이후 ‘육체의 길’(1959) ‘춘향전’(1961) ‘하숙생’(1966) ‘메밀꽃 필 무렵’(1967) ‘토지’(1974) 등 숱한 영화에서 활약하며 당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던 문희, 윤정희, 남정희 같은 후배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인기를 얻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고인은 2017년 “아마 700편 이상 출연했을 것”이라며 “700가지의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식 기록상 출연작 수는 370여 편이다.

고인은 당대 여성 배우들에게 요구되던 희생적인 아내, 순종적인 여인, 고결한 모성의 틀을 깬 연기를 선보이며 주체적인 여배우상(像)을 정립했다. 영화 ‘항구 무정’(1970)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사생활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18세였던 1958년 홍성기 감독과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했다. 이후 당대 인기 배우 최무룡과 간통 혐의로 구속되는 스캔들을 일으켰고, 둘은 결혼했으나 이혼했다. 가수 나훈아와는 6년간 사실혼 관계였다가 1982년 헤어졌다. 1991년에는 심장 전문의 이종구 박사와 결혼했으나 2002년 이혼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고 불렸다.

60년 넘게 배우로 살아온 고인은 영화 제작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1980년대 영화사 지미필름을 설립해 임권택 감독과 콤비를 이뤄 ‘길소뜸’(1986) 같은 수작을 선보였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1987)를 수입해와 이듬해 국내 흥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협회는 별도의 영화인장은 치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추모 공간을 마련해 고인을 기릴 계획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