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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너무 많은 좀비 상장사들

입력 2025-12-10 17:41   수정 2025-12-11 00:12

코스닥시장에 훈풍이 부는 건 반가운 일이다.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1월 400조원을 넘어선 지 4년10개월여 만이다.

지수를 보면 좀 이상하다. 930을 넘어 연중 최고치인 건 맞지만 팬데믹 직후엔 1000을 넘긴 적이 많다. 역대 최고치 기록은 무려 2834.4였다. 2000년 3월의 일이다. 연일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코스피지수나 미국 S&P500·나스닥지수와도 다른 흐름이다. 코스닥시장에서만 지수와 시총 격차가 확연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코스닥지수를 매수한 투자자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의미다. 왜 그럴까.
코스닥, 시총만 역대 최고
코스닥 내 상장기업과 주식 발행물량이 지나치게 많은 게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코스닥 상장사는 총 1812개다. 세계 증시를 주도하는 나스닥 상장사(4075개)의 44%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847개)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올 들어선 91개가 코스닥에 새로 입성했다. 이번주만 해도 서류상 기업인 스팩(SPAC)을 빼고도 테라뷰, 페스카로, 이지스, 쿼드메디슨 등 4곳이나 된다. 코스닥 투자자금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사실 더 문제는 퇴출이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이 폐지된 건 19곳뿐이다. 자본 잠식, 허위 공시, 횡령·배임, 유동성 미달, 사업보고서 제출 거부 등의 사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은 곳이 60곳을 넘지만 퇴출까지 하세월이다. 해당 기업이 거의 예외 없이 가처분 소송에 나서는 데다 확정판결을 거쳐 최종 심사를 받기까지 2년 넘게 걸리기 일쑤여서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퇴출 문턱을 낮추고 있으나 아직 먼 길을 가야 한다. 상장폐지 기준을 시총 500억원, 연 매출 100억원으로 높이는 시점은 2029년이다.

‘질보다 양’을 우선시하는 듯한 주식시장 관리 시스템은 중복 상장과도 연결되는 이슈다. 진양곤 회장이 창업한 HLB그룹 상장사는 총 10개다. 하나같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한다.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HLB와 자회사들이 주로 코스닥에 상장돼 복잡한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상장사 관리, 양보다 질로
투자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룹 전체의 재무 상태와 계열사의 실제 가치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되면 일정 부분 ‘더블 카운팅’이 불가피하다. 기업별 이익과 자산이 복수로 계산될 여지가 있다. 가격 정보의 ‘잡음’은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 왜곡을 부를 수 있다.

중복 상장은 유독 한국에서 부각되는 이슈다. 사례가 워낙 많아서다. 국내 중복 상장 비율은 18.4%에 달한다는 게 IBK투자증권 추정치다. 상장기업 수로 따지면 400곳이 넘는다. 미국에선 이 비율이 0.35%에 불과하다. 예컨대 나스닥에 상장한 알파벳은 사업별 성격이 다른 구글 검색과 유튜브, 클라우드, 웨이모 등을 쪼개지 않고 있다. ‘알파벳’ 투자자들이 모든 부문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는 구조다. 일본(4.38%), 중국(1.98%) 등의 중복 상장 비율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논란은 수면 아래로 많이 가라앉은 상태다. 정부의 잇따른 증시 부양책에 주가지수가 부응한 덕분이다. 하지만 상장기업의 펀더멘털 강화와 함께 질적 관리로 전환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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