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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통일교 논란 정면돌파…"여야 불문 수사"

입력 2025-12-10 17:51   수정 2025-12-11 02:03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권 인사들이 통일교에서 부적절한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 수사하라”고 10일 지시했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인사들도 통일교와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논란이 확산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통일교와 정계 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자신이 금품을 제공한 정치권 인사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치권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 관망 대신 정공법 택한 李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인 간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과 9일에도 잇달아 통일교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는 것은 헌법 위반 행위이며, 이 경우 해산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여권 인사들은 이 대통령이 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교분리 원칙과 관련해 연속으로 공개 발언을 한 데 이어 야당은 물론 여당 정치인이 연루됐더라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야당 정치인만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불식하기 위해 이 같은 메시지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대선을 전후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조직적으로 후원한 혐의를 조사했다. 최근에는 윤 전 본부장이 조사 과정에서 국민의힘 관계자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으나 특검팀이 여권 관계자는 수사하지 않은 점이 알려지며 ‘편파 수사’ 논란이 일었다. 특검팀은 통일교의 민주당 지원 의혹 사건을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경찰은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 특별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들어갔다.

관련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수사 결과를 두고 보자는 원칙적 입장을 유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 인사가 불법적으로 연관돼 있다면 그대로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민주당 의원)은 미국 출장 중인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10원짜리 하나 불법적인 금품 수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11일 귀국 즉시 기자회견을 열어 자세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자신이 통일교와 연루된 정치인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11일 입장문을 발표하겠다”며 “아마 싱거운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 장관과 함께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전직 민주당 의원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년이라는 정치자금법 공소시효가 이제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며 “누가 봐도 전 장관 구하기를 위한 특검의 편파적인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 윤 전 본부장에게 징역 4년 구형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본부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횡령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증거인멸 등 나머지 3개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비롯한 금품을 여러 차례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본부장 측은 2022년 통일교 행사를 앞두고 특정 정파에 국한해 후원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론했다. 그는 이전 재판에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 로비 의혹 명단을 밝힐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이날 최후진술에서 관련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진 않았다.

강현우/김형규/정희원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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