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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KTX로 1시간 거리'…삼성전자 채용 문구의 속사정

입력 2025-12-10 17:49   수정 2025-12-10 20:11

‘서울에서 KTX로 한 시간 거리.’

삼성전자가 충남 천안에 사업장을 둔 최첨단패키징 부문 신입·경력사원 채용 때 맨 앞에 내세우는 문구다. 경기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구직 ‘남방한계선’으로 삼는 서울 명문대생들에게 ‘천안도 멀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가 명문대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경기 성남 분당 사무소를 앞세우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근무지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에 따라 채용 인력 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
정부가 10일 내놓은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산업 전략’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영인·전문가 발언에 답할 때마다 ‘수도권 집중 문제’를 거론하며 반도체 기업의 지방 투자를 여러 차례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업들이 호소해온 투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역이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완화도 언급했다. 하지만 요건을 붙였다. ‘지방 투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는) 수도권 투자에 상응하는 규모의 지방 투자를 할 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금산분리를 통해 경기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려면 지방에도 공장이나 연구소를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반도체 연구직에 주 52시간 근로제 규제도 풀어주되 대상을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근무자’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밤낮없이 연구해도 모자란다”는 업계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이되 지방 투자라는 단서를 단 것이다.

정부는 광주(첨단 패키징), 부산(전력반도체), 구미(소재·부품) 등 반도체산업의 지방 분산 전략도 공식화했다. 앞으로 신규 반도체 특화단지는 원칙적으로 비수도권에 구축하고, 지방 투자 기업에는 보조금 비율 상향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남하(南下)’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 지방 인력 채용 지금도 힘든데…
반도체업계는 정부의 육성 전략에 일단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용수 지원, 차세대 AI 메모리 반도체 투자 확대,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 등 업계 요구 사항을 여럿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각 부처 장·차관들이 지원 대가로 기업에 지방 투자를 압박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방에서 근무할 고급 인력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란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최남단은 충남 천안·아산의 패키징 공장이고, SK하이닉스는 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M15X)가 들어선 충북 청주다. 하지만 대다수 R&D 인력은 서울에서 멀다는 이유로 이들 지역 근무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미국, 일본, 중국이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반도체산업에 ‘무조건적’이고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데 비해 정부는 ‘지방 투자’라는 대가를 바라는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황정수/김대훈/김형규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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