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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당초 올해말 비트코인 가격이 20만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 수준을 절반으로 낮춰 10만달러로 수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해 6월에 2025년 비트코인이 2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또 내년말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도 당초 30만달러에서 15만달러로 절반으로 낮첬다. 2029년 연말까지의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이 은행은 그럼에도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은행의 디지털 자산 연구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제프 켄드릭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2030년에는 가치가 5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기관 고객을 위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주요 은행 중 하나이다. 또 월가에서 비트코인 가격 목표치를 발표하는 몇 안되는 은행이기도 하다.
이번 하향 조정은 비트코인이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2만 6,273달러에서 25% 이상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켄드릭은 "가격 변동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재조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트코인 재무 회사들의 비트코인 매입은 이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자산 재무 회사는 과거 암호화폐와 거의 관련이 없었던 사업을 해온 회사들임에도 자산 대차대조표에 암호화폐를 축적하는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디지털 자산 재무회사들이 암호화폐를 매도하기 시작하면 암호화폐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주 초 최대 비트코인 재무회사인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터지는 지난 주 약 10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월 이후 이 회사의 매입 규모로는 가장 큰 것이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즈넷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11월 이후 비트코인 보유 자산 대비 주가가 더 하락하면서 프리미엄이 반전됐다. 10일 기준으로 스트래티지 주가는 2020년 최고 700%까지 치솟았던 프리미엄 대비 11%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024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을 견인해온 것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매수와 더불어 비트코인 재무회사들의 매수도 큰 요인중 하나였다. 그러나 비트코인 재무회사들이 매수를 중단하거나 나아가 매도에 나설 경우 수요의 한 축이 크게 흔들린다.
스트래티지 이외에 다른 많은 암호화폐 재무회사들도 보유 암호화폐 자산 가치보다 주가가 낮아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을 겪고 있다. 켄드릭 분석가는 이로 인해 이들 기업의 추가 매입이 어려워지고, 새로운 자금 조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시 이들 암호화폐 재무회사들의 매입 중단이나 매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암호화폐 매입을 재무전략중 하나로 채택한 상장기업만 200개 가까이 된다.
그러나 켄드릭은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매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또 소규모 디지털 자산 재무 회사들은 자산 처분보다는 현재 보유량을 유지하거나 매입 중단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주로 ETF 자금 유입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편입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몇 년간 ETF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ETF로의 단기 자금 흐름은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최대 비트코인 ETF인 블랙록의 아이셰어트러스트는 지난 주 기준으로 6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CFRA 리서치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24년 1월 출시 이후 가장 긴 주간 자금 유출 기록이다. 그럼에도 올들어 현재까지 순유입액은 254억 달러에 달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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