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1일 10: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대형 자산 및 우량 입지 중심의 ‘초(超)양극화’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람코자산운용은 11일 '2026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누적 거래 규모는 3분기 기준 약 24조원이며, 연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거래의 70% 이상이 오피스 섹터에서 나왔고, 이 중 약 80%가 대형 자산에 집중되는 등 '규모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였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의 공실률은 2~4%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대형 면적 오피스의 임차인 흡수는 계속되는 반면, 중소형 오피스로의 이동은 둔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물류센터 시장은 2024~2025년 누적 공급 증가와 경기 둔화로 공실 부담이 컸지만, 2026년에는 공급 감소와 초대형 물류센터 중심의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정상화 흐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건설 가이드라인 강화와 공사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며, 자동화·스마트 물류 도입이 가능한 대형 자산을 중심으로 수요 집중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 시장은 경·공매 및 부실채권(NPL) 위주였지만 최근 가격 조정과 공실 안정이 진행되면서 정상 거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2026년은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6년에도 가장 탄탄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섹터로 꼽혔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전력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수전 확보가 가능한 부지의 희소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도권 내 기존 데이터센터 자산도 추가적인 가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약 2.2GW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전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엣지 데이터센터' 개발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도심지나 업무 지구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적고 통신 속도가 빠른 소규모 데이터센터다.
리테일 시장은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2025년 리테일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9% 감소했고, 주요 거래 역시 운영 목적보다는 리모델링·재개발 등 구조조정 성격이 강해 2026년에도 국지적·부분적 거래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텔 시장은 방한 관광객 증가와 MICE 산업 회복을 기반으로 운영 목적의 거래가 확대되고 있으며, 수도권 주요 호텔에 관심을 갖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도 늘고 있다. 임대주택·코리빙 등 주거형 대체자산은 잇따른 매각 성공 사례로 신뢰를 회복하면서 2026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원하는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김열매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전략실장은 "2026년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초양극화'"라며 "대형·프라임 자산 중심의 강세 흐름 속에서 투자자들은 섹터별 사이클, 입지별 리스크를 세분화해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판단하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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