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첫 직장’ 중 절반 이상은 월급 200만 원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4곳은 계약·임시직 일자리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취업 전선에서 이탈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11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경제활동 인구조사를 분석한 ‘청년층 첫 일자리와 일자리 미스매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취업한 첫일자리 중 ‘계약직’ 일자리의 비중은 2020년 33.0%에서 2025년 37.5%로 늘었다. ‘시간제’ 비중도 같은 기간 2020년 21.0%에서 2025년 25.0%로 5년새 4%포인트 늘었다. 청년 상당수는 ‘임시 일자리’에서 고용 불안을 격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 첫 일자리 임금 수준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임금이 20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은 32.0%에 불과해 68.0%가 200만 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근로시간이 전 연령 평균치 대비 94.9%임에도 불구하고 월 임금총액 비율은 69.6%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기준 청년들이 첫 일자리를 그만둔 사유로는 ‘근로 여건 불만족(보수·근로 시간 등)’이 46.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계약기간 끝남’이 15.5%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런 불안정한 일자리 탓에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 등으로 빠지면서 장기 이탈 조짐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고용정보원의 ‘취업 무경험 남성 실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청년(15~29세) 남성 실업자는 11만 6000명이었는데 이 중 아예 ‘취업 경험이 없는’ 사람은 2만3000명에 달했다. 1년 전보다 9000명 늘어난 수치다.
취업 무경험 남성의 취업 방식을 조사한 결과 32.3%는 공무원 시험 같은 ‘시험 접수·시험 응시’를 선택했다. 이는 취업 유경험자 남성(5.1%)의 6배 이상이다.
특히 25~29세 청년은 41.8%가 ‘시험 준비’를 선택했다. 아예 노동시장 진입을 미루는 게 세대적 현상이 된 것이다. 연구진은 “첫 직장 질 하락이 조기 이탈로 이어지고 시험 준비 등 장기 미취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구조화되고 있다”며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탈하면 경제 전체의 생산가능 인구 기반도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