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67.16
(56.54
1.38%)
코스닥
937.34
(2.70
0.2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싱가포르 테마섹처럼…'한국형 국부펀드' 만든다

입력 2025-12-11 17:53   수정 2025-12-12 01:48


기획재정부가 싱가포르 테마섹, 호주 퓨처펀드를 본뜬 국부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규모 해외 수주를 지원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도 신설한다.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해외 수주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여기서 얻은 이익을 산업 대전환과 미래 세대를 위한 재원으로 쓴다는 구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부를 체계적으로 축적, 증식해 미래 세대로 이전하겠다”며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의 (정책펀드) 자금은 사업을 지원하고 보충하는 수준이었다면,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부를 창출하는 국가 단위의 펀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설 국부펀드는 외환보유액을 100% 해외에 투자하는 한국투자공사(KIC)와 달리 대규모 국내 사업에 주로 투자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설립한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나온 수익을 전 세계 기업,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국부펀드다. 호주 퓨처펀드는 자원 호황 때 생긴 재정 여유를 미래 연금부채 충당에 활용하기 위해 2006년 설립한 펀드다.

전략수출금융기금은 원전, 방산, 에너지 등 대규모 해외 수주 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수익을 나누기 위해 설립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세금인 국가 재정과 역량을 투입해 대규모 전략 사업을 수주해도 혜택은 소수 기업이 누린다”며 “전략수출기금이 함께 지원해 수익의 일부를 환수하면 국민 생활과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펀드 모두 이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강조해온 한국판 엔비디아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부펀드를 통해 엔비디아 같은 거대 첨단 기업을 만들어 지분의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해외는 KIC·국내는 新국부펀드 '투트랙'…"또 하나의 연못 속 고래"
자산 1900배 늘린 테마섹 모델…적극적인 M&A와 부동산 투자
기획재정부가 ‘한국형 국부펀드’와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설립하려는 건 글로벌 패권 경쟁이 최첨단 기술 선점을 위한 국가 대항전 형태로 벌어져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백조원이 투입되는 국내 인프라 사업과 해외 대형 수주 경쟁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수익을 국민과 공유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K(한국형) 엔비디아’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6.8조 물납주식이 재원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국세청 합동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한국형 국부펀드와 전략수출금융기금 설립이 과거 정부에는 없던 새로운 개념의 국부 창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투자공사(KIC)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기 때문에 테마섹처럼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며 “테마섹처럼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과 부동산 투자를 통해 증식한 부를 미래 세대로 이전하고, 국가전략 분야에 장기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마섹은 싱가포르텔레콤, 싱가포르항공, 싱가포르항만공사(PSA) 등 공기업 29곳을 거느린 싱가포르의 정부투자지주회사다. 1974년 출범 당시 3억4500만싱가포르달러에 불과하던 테마섹의 자산은 2023년 말 기준 6540억싱가포르달러(약 674조원)로 50년 동안 1900배 증가했다. 비자, 마스터카드, 블랙록, 텐센트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이룬 성과다. 한국 기업 중에선 셀트리온에 투자했다.

한국형 국부펀드의 재원으로는 상속세 물납 제도를 통해 정부가 가진 비상장 주식이 우선 거론된다. 올해 8월 기준 정부는 350개 종목, 6조8000억원어치 물납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주식을 단순히 매각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고 필요하면 더 사서 경영권을 붙여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150조원 규모로 이날 출범한 국민성장펀드 등 다양한 정책 펀드가 운용되는 상황에서 한국형 국부펀드가 투자 중복과 비효율을 낳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중소벤처기업부), 미래환경산업투자펀드(기후에너지환경부), 뉴스페이스투자지원(우주항공청) 등은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출자액이 2조원이나 남아 있지만, 정부는 내년에도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 배정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한국형 투자펀드가 국내 주식·채권과 대체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국민연금과 함께 민간 시장을 구축하는 ‘두 마리의 연못 속 고래’가 될 가능성도 있다.
◇‘K엔비디아’ 현실화
해외에서 대규모 수주 사업을 지원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도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영 활동을 지원하면서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들은 ‘조건부 금융’을 제공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주력하다 보니 해외 수주전에서 경쟁 상대를 압도하는 적극적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대통령은 “국가재정과 역량을 투입해 대규모 전략 사업을 수주해도 혜택은 소수 기업이 본다”며 “전략수출금융기금이 함께 지원하되 수익의 일부를 환수하면 국민 생활과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국부펀드와 전략수출금융기금 모두 이 대통령의 K엔비디아 구상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이전부터 “엔비디아 같은 거대 첨단 미래 기업을 하나 만들어서 (지분을)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재부의 국부펀드 구상도 대통령실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국유재산 토지를 활용해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택 2만5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수도권 국유재산 중 30년 이상 된 노후 청사, 폐파출소 등을 주택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금산분리 원칙을 첨단전략산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완화한다는 방침도 공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전제로 지주회사 체제 내 손자회사의 자회사(증손회사) 지분 보유 요건을 현행 100%에서 50%로 낮추고 해당 증손회사에 금융리스업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정영효/한재영/남정민/이광식 기자 hugh@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