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미국에서 2022년부터 배터리 사업을 함께한 포드와 결별한다. 테네시와 켄터키 공장 지분을 5 대 5로 나눠 세운 합작회사를 청산하기로 한 것이다. 테네시 공장은 SK온, 켄터키 지역 공장은 포드가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포드가 매년 조(兆) 단위 적자를 내는 등 최악의 전기차 부진을 이어가자 사업 유연화, 재무 부담 완화 등을 위해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회사 블루오벌SK 생산 시설을 독립적으로 소유 및 운영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SK온은 연간 45GWh 규모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하고, 포드는 켄터키 1공장(37GWh), 2공장(45GWh)을 소유한다. 양사의 합의는 관계당국의 승인 및 기타 후속 절차가 완료되면 내년 1분기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SK온은 포드와 결별하면서 다른 전기차 회사 수주 및 다른 사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다. 지분 5 대 5 합작법인은 포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건립된 공장인 만큼 다른 전기차에 공급할 배터리를 제조하기 힘들다. 포드는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최소한의 계약 물량을 가져가지 못해 SK온에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올해에만 전기차 부문에서 50억달러(약 7조4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을 단종하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도 취소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포드는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전기차 회사와 계약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며 “이대로면 절반도 안 되는 가동률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양측이 윈윈하는 합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포드는 최소 계약 물량을 발주하지 못해 SK온에 매년 내야 하는 보상금에서 자유로워졌다. 포드는 켄터키 배터리 공장을 두고 배터리 내재화, 재매각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로 이전되는 부채 약 5조원과 연 5% 수준의 이자율을 감안하면 연간 약 2500억원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SK온은 그동안 막대한 투자로 현금 흐름에 압박을 느껴왔다. 양측이 나눠 보유하던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SK온이 모두 받는다.
내년 테네시 공장의 성공적인 가동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 전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포드 외 전기차 회사들도 부진을 겪고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의 단기 수주 물량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붐 등 전력 사용이 증가하고, 중국 배터리가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한국산 ESS용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SK온은 그동안 포드가 반대해 공장이 노는데도 라인을 전환할 수 없었다.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포함해 적극적인 ESS 라인 전환으로 내년도 최대 10GWh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