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는 다른 제품도 호환이 잘 돼서 정착하게 됐어요. 아이폰은 에어팟이 있어야 편한데 갤럭시는 다른 것도 호환이 잘 되는 점이 좋더라고요."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만난 김모 씨(22)는 아이폰을 사용하다가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환승'한 이유를 묻자 이 같이 답했다. '다음 폰'으로도 갤럭시Z폴드7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20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아이폰을 더 많이 쓰고 있지만 갤럭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삼성스토어 홍대를 둘러보던 이모씨(22)는 "아이폰을 써봤는데 삼성이 UI(사용자 인터페이스)나 OS(운영체제)가 편해서 다음 폰도 갤럭시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폰 선호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신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향도 보인다. 20대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폰 기종은 아이폰16 시리즈 이전 모델(40%·1232명)로 조사됐다. 최신 기종이라 할 수 있다는 아이폰16·17 시리즈를 쓴다는 응답은 통틀어 19%(559명)에 불과했다.

최근 주목받는 차이는 인공지능(AI)이다. 삼성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20대들은 특히 갤럭시 AI 기반의 생성형 이미지 편집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와 관련해 이현오 삼성전자 한국총괄 D2C 스토어 파트장은 "AI 폰이 나오기 전엔 카메라 같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많이 살펴봤는데 확실히 최근에 오는 20대분들은 AI를 꼭 체험해보려 한다"며 "무엇보다 생성형 편집이 자연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굉장히 관심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7~8월 서울 코엑스에서 운영한 '더 갤럭시 언폴더스' 체험존을 찾은 방문객 중 20대는 30% 이상을 차지했는데 생성형 편집 체험공간이 특히 호응을 얻었다.
카메라 사용경험도 20대들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갤럭시S 시리즈 중 울트라 모델은 출시될 때마다 '대여 수요'가 몰린다.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서다. 아이돌 콘서트, 스포츠 경기, 팬미팅, 연예인 공항 출국 장면 등을 촬영하려는 20대들이 갤럭시S 울트라를 빌리기 위해 대여업체를 찾는다. 대여업체 관계자는 "10대~20대 여성 고객이 90% 이상이고 20대 초중반이 60% 정도 된다"고 했다.
이처럼 대여 수요로만 집중될 경우 정작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불리한 것 아니냔 우려가 한때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용경험을 확산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빌려서라도 기기를 써보고 카메라 성능에 만족하면 나중에 스마트폰을 바꿀 때 만족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며 "콘서트 촬영용으로 빌리더라도 이리저리 사용하면서 다른 기능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경험 확산이란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UI 커스터마이징 애플리케이션(앱) '굿락'으로 움직이는 배경화면을 만들거나 커버 화면에서 사용할 위젯들을 편리하게 추가하는 기능도 내세워 '나만의 맞춤형 플립'으로 꾸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모델이 아닌 바 형태 스마트폰에서도 폰꾸용 앱으로 굿락을 추천해 왔다.

게이밍 경험 또한 20대 사용자를 공략한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이 20대들의 기기 사용경험을 확장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펍지성수에서 열린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배그) 모바일 팝업스토어에 갤럭시S25 울트라 기기를 지원했다. 이곳을 찾은 20대들은 갤럭시S25 울트라로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기 사용 경험을 쌓았다.
직장인 김모 씨(28)는 당시 "헤드폰이랑 사양이 좋은 스마트폰을 써서 그런지 게임이 더 잘 됐다"며 "원래 배그 모바일을 하지는 않았는데 스마트폰만 나중에 더 좋은 것으로 바꾸면 모바일 배그를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게이밍 시장에 적극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백승욱 엔씨소프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2일 애플의 국내 첫 게임 쇼케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게이밍 기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온 건 있다"고 짚었다.
애플도 뒤늦게 게이밍 경험 확장에 주목한 상황. 백 CBO는 "애플도 아이폰17 프로를 시작으로 게이밍 디바이스 이미지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애플에서 일반 폰이 아닌 게이머 전용 아이폰도 나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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