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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대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까지 더해진 브라질 국채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헤알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더 하락해 환차익이 커진 영향이다.
◇비과세 혜택에 고액 자산가 ‘선호’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브라질 채권을 9504만달러(약 1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브라질 채권 투자가 활발했던 2017년(2억3403만달러) 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순매수액(5536만달러)과 비교하면 70.3% 급증했다.
브라질 국채는 높은 이자 수익에 더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고액 자산가에게 인기가 높은 투자처다. 한국과 브라질 간 국제조세협약 때문에 국내 투자자는 투자 한도 없이 이자와 매매 차익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지난 11일 기준 연 13.785%에 달한다. 1억원을 투자하면 세금 없이 연 1000만원 이상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브라질 국채에 관심이 커진 것은 헤알화 가치가 반등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헤알화 가치는 원화 대비 약 10% 하락해 이자 수익만큼 환차손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원화 대비 헤알화 가치가 약 12.7% 상승했다. 연초에 투자했다면 10%대 이자 수익에 더해 두 자릿수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었다.
헤알화 가치 상승은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상대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기준 최근 6개월간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약 1.2%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원화 대비로는 약 8.8% 올랐다. 헤알화 가치가 오르는 가운데 원화 가치가 더 많이 떨어져 브라질 국채 투자에서의 환차익이 더 커진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변수로 부각
최근 브라질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헤알화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쿠데타 혐의로 징역 27년형을 선고하자 그의 장남 플라비오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대신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현직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가 4선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치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보우소나루 의원의 출마 소식에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 금리는 5일 하루 동안에만 0.54%포인트 급등했다. 룰라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해 확장재정을 지속하면 정부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우소나루 의원이 룰라 대통령에게 위협적인 경쟁자가 되기엔 한계가 있다”며 “오히려 우파 분열을 심화하고 룰라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헤알화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달러 표시 브라질 국채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달러 표시 브라질 국채는 헤알화 표시 국채보다 이자 수익은 적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룰라 정부의 재정준칙이 전임 정부에 비해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지켜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4선 성공 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할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며 “헤알화 채권은 높은 변동성에 따라 단기 트레이딩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위험 관리를 고려하면 달러 표시 브라질 국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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