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퀄컴 주가는 지난 1년간 14.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마이크론 163%, 인텔 90%, AMD 69.5% 등 주요 미국 반도체 기업이 일제히 급등한 것과 대비된다.퀄컴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은 미래 사업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선 내년(회계연도 기준)과 2027년 퀄컴의 영업이익을 각각 150억달러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년 77억8800만달러, 2024년 100억7100만달러, 올해 123억5500만달러 등 매년 20~30% 증가하던 성장세가 멈춰 서는 것이다.
퀄컴은 매출의 90%가량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뎀 등 스마트폰 칩셋에서 나온다. 애플은 과거 퀄컴으로부터 전량 조달했으나 올해 아이폰 16e와 아이폰 에어엔 자체 모뎀을 적용했다. 구글은 2021년 선보인 픽셀 시리즈부터 퀄컴 대신 삼성 모뎀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도 일부 스마트폰에 자체 모뎀을 장착하는 등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도 퀄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 상승으로 내년 스마트폰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며 퀄컴의 이익도 감소한다. 특히 저가형 스마트폰 가격이 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의 경우 프리미엄폰에선 퀄컴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으나 저가형 모델은 대만 미디어텍과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자체 칩에 밀려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퀄컴의 글로벌 AP 점유율은 26%(출하량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30%) 대비 4%포인트 줄었다.
퀄컴은 AI 가속기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차세대 AI 가속기인 AI200, AI250을 각각 내년과 2027년에 내놓겠다고 지난 10월 발표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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