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 기대하던 시장 참여자들이 많았지만, 이달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후에도 비트코인 시세는 횡보하고 있다. 주요 기관들은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장밋빛 전망을 수정 중이다. 시장에선 내년 비트코인 가격의 향방을 두고 강세론과 약세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4분기 들어 급락한 원인으로는 유동성 부족 우려가 시장에 퍼진 점이 꼽힌다. 미국 연방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사이의 예산안 갈등으로 10월 1일부터 역대 최장 기간인 43일 동안 ‘셧다운’되면서 유동성이 공급되지 못했다. 여기에 Fed의 매파적 통화정책 우려가 겹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2일 1억256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유동성 경색 우려가 해소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0.2%포인트 내린 지난 10일(1억3670만원)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하지 못했다.
이처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가 나온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는 원인으로는 Fed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인하’를 단행한 점이 꼽힌다. Fed는 FOMC 성명문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조정의 범위와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며 내년 1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Fed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 역시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연 3.4%로 제시하며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한 차례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내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의 전망에 대해선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 주기인 4년마다 급락한다는 ‘4년 주기론’에 따라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한편, 유동성에 힘입어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반감기 중심의 ‘계절성’이 (비트코인 가격의) 사이클 리듬을 결정했다면, 이번엔 유동성 사이클이 주된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이후 긴축 종료로 자산시장 전반의 랠리가 재개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도 지난 11월 기준 수준을 상회하는 새로운 고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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