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성명에서 말한 대로 12·3 비상계엄에 맞서 불의한 권력을 몰아낸 우리 국민의 행동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라 평가할 만하다. 국민이 스스로 폭력이 아닌 평화로운 춤과 노래로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저지한 것은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전 세계에 증명한 사건이다. 공휴일 지정은 이러한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후대에 길이 계승하고 교육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매년 이날을 되새기며 국민들은 주권자의 권리와 책임을 깨닫고 민주주의는 결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임을 후세에 가르쳐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가 굳건한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역사적 사건을 기리는 공휴일은 국민을 하나의 역사적 기억으로 묶어내는 힘이 있다. 국민주권의 날은 특정 이념이나 계층을 넘어 모든 국민이 불법과 불의에 맞섰던 순간을 공유하게 한다. 이는 분열된 우리 사회에 ‘국민주권’이라는 공통의 가치 아래 정의로운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초석이기도 하다. 공휴일 지정은 이러한 개혁 의지를 국가 기념일이라는 영속적인 형태로 법제화하는 행위다. 이날을 통해 국민주권의 성취를 기념하고 미완의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국가적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공휴일 지정은 민주주의 수호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하며 정의로운 국가 건설의 의지를 다지는 시대적 요청이다. 이날을 통해 우리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는 명제를 각인시키고 전 세계 민주주의에 희망의 빛을 던지는 선진 민주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국가공휴일은 3·1절, 광복절, 개천절 등 국민적 합의와 역사적 보편성을 확보한 기념일이어야 한다. 12·3 사태가 민주주의 수호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사실이라 해도 이를 특정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빛의 혁명’이라는 이유로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역사적 평가가 완전히 정립되기 전에 현 정권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정치적 대립을 심화시키는 수단으로 오용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기념하는 중요한 날들이 있다.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화 항쟁 기념일 등이다. 12·3 사태의 의미가 독자적이라 할지라도 연이어 민주주의 관련 공휴일을 추가하는 것은 기념일의 희소성을 떨어뜨리고 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그냥 ‘국가 기념일’로 지정해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도 경제적 부담은 피하는 방안도 있다. 공휴일 증가는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국가 경제의 생산성 하락으로 직결된다. 특히 12월 3일은 연말에 가까워 기업의 업무 집중도가 높은 시기다. 연간 공휴일이 늘어날수록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는 추가적인 공휴일이 인건비 증가와 납기 지연 등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12월 3일 공휴일 지정은 경제 활력 저하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정치적 논란을 야기해 국민 통합에 역행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국가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현명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구나 비상계엄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계엄 전후로 벌어진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와 잇따른 장관 탄핵에 대한 비판적 여론 또한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제 막 12·3 비상계엄 1년이 지났다. 내란 관련 재판이 한창인 상황에서 공휴일 지정을 서두르기보다 역사적 평가와 국민적 공감대가 무르익을 때까지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서정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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