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세계 주요 자산이 모두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에도 명확한 패배자로 등극한 업종이 있다. 금리 인하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다. 낮은 주가 변동성과 인플레이션으로 빛을 잃은 배당 매력으로 인해 시장 참여자들은 리츠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 결과, S&P 글로벌 리츠 지수는 올들어 4.48% 오르는 데 그쳤다. 계산 시점을 5년으로 늘려도 수익률은 6.34%에 불과하다.
우울함이 가득한 리츠 종목들 가운데서도 예외는 있다. 전세계 선진국의 공통적인 현상인 ‘고령화’에 베팅하는 노인 주거 전문 리츠 웰타워(티커명 WELL)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서구권 내 노인 인구를 위한 맞춤형 시설을 임대하는 웰타워는 올들어 주가가 50% 가까이 급등하며 배당주가 아닌 성장주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주가 49% 상승...S&P500의 3배

웰타워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에서 2000개가 넘는 노인 주거와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헬스케어 리츠’다. 특히 미국에 전체 시설의 약 90%가 집중되어 있다. 일반 리츠들이 보유 시설을 임대하고 임대료를 수취하는 수익모델에 머무는 것과 달리 노인 복합주거 시설에서 발생하는 식사와 의료 등 종합 서비스에 대한 성과를 공유받는 ‘시니어하우징 운영(SHO)’ 부문이 3분기 기준 매출의 48%를 차지한다. 임대업자에 그치기보단 노인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자의 성격이 강하다.
웰타워는 올들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49.7% 올랐다.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16.34%)의 3배에 달하는 성적이다. 지난 11월 28일에는 상장 후 최고가인 208.2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 강세의 배경에는 급증하고 있는 미국 내 노인 인구가 있다. 특히 1946년에서 1964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77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24%를 차지한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매일 1만명씩 65세를 넘어 노인층에 진입하고 있다. 2050년에는 미국 내 노인층이 9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노인 주택 공급은 수요 대비 크게 정체되어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요양원 거래액은 올들어 월 평균 거래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노인주거 운영 15분기 연속 성장...230억달러 신규투자 발표
웰타워는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실적을 급격하게 개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웰타워는 지난 3분기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6% 급증한 2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1% 급증한 4억5500만달러다. SHO 부문이 1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올들어 52억달러에 인수한 영국 바체스터 헬스케어와 12억달러에 매입한 HC-One 그룹이 성장을 견인했다.웰타워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추세에 맞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28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웰타워는 230억달러를 투입해 노인 주거 시설 신규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90억달러는 기존 보유한 외래진료 전문병원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샹크 미트라 웰타워 최고경영자는 “웰타워는 노인 주거에 집중하고 보유 시설의 운영 및 현대화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 투자에도 안정적 재무구조...장기적 배당 성장 기대"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도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스에 따르면최근 3개월 사이 웰타워 목표주가를 제시한 12개 증권사는 모두 매수의견을 제출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203.8달러로 11일 종가(184.9달러) 대비 10.18%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UBS는 지난 4일 232달러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웰타워는 적극적인 자산투자에도 노인주거의 높은 임대료 성장률과 낮은 공실률로 인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부채율이 2.4배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론 신규 자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본 변화로 인해 주당 배당금이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매입자산의 실적이 정상화되면 배당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