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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맛집' 돼버린 한국…왜 해킹은 일상적 재난이 됐나

입력 2025-12-14 14:18   수정 2025-12-14 14:19



올해 내내 한국은 해킹됐다. 예스24, KT, SK텔레콤, 롯데카드, SGI서울보증보험 그리고 쿠팡까지. 민간 기업과 공공 부문을 가리지 않았다. 침실과 거실을 비추는 '홈캠' 수십만 대의 영상이 유출돼 해외에서 성착취물로 거래됐고, 해킹으로 빼낸 개인정보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손에 넘어갔다. 전 세계 해커들이 드나드는 '해킹 맛집'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최근 출간된 <한국은 해킹되었습니다>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몇몇 해킹 사건들이 고작 빙산의 한 조각일 뿐"이라고 서늘하게 경고한다. 대부분의 해킹 피해 기업은 해킹 당한 사실을 은폐한다. 해커들이 요구하는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며 사태를 무마한다.

경제지 기자들인 저자들의 엄밀한 기획기사를 바탕으로 쓰인 책이다. 이들은 부제처럼 '침묵 속에 은폐된 재난의 실체'를 추적해나간다. 해킹당하고도 숨는 기업들, 해커와 몸값을 논하는 협상가, 해커에게 영입 제의를 받았던 화이트해커 등을 인터뷰하고 해커들이 남긴 랜섬노트와 그들의 회계장부를 탐독한다.

저자들은 프롤로그를 통해 말한다. "우리가 취재를 통해 목격한 대한민국은 이미 해킹이 '완료된' 상태였다. 현재진행형이라기보단 과거완료형에 가깝다고 느껴졌던 그 재난의 실체는, 이미 이 사회를 조용히 집어삼킨 뒤였다. 그게 이 책의 제목을 '한국은 해킹되었습니다'라고 지은 이유다. 이제는 해킹을 향한 오해와 착각에서 벗어날 차례다."

책은 '해킹 완료된 한국'의 원인과 실태, 대응을 모두 다뤘다. 1부에서는 해킹 범죄가 은폐되는 현실과 그로 인해 한국이 해커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실정을 전한다. 2부는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해킹 범죄의 '밸류체인'을 그려낸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후 러시아와 중국 해커들의 활동과 이어지는 흐름, 비트코인과 해킹의 긴밀한 연관성 등을 분석한다.

한국 사회의 근본적 취약점을 다룬 3부는 해킹을 넘어 여러 분야의 고질적 문제를 돌이켜보게 만든다. '앞만 보고 달리게 한 먹고사니즘' '원칙보다 편한 것을 좇는 편의주의' 등 한국 특유의 집단적 행동 양식이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보안 공백이 돼버렸음을 보여준다.

이 책의 미덕은 집요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생생하고 몰입도 높은 문장들뿐이 아니다.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4부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미국,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의 보안 체계도 짚어본다. 청와대 안보특보를 지낸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 책을 읽으면 왜 우리가 해킹과의 싸움에서 계속 패배하고 있는지, 패배할 수밖에 없는지, 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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