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4일 11: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개인 투자금 회수를 위해 고려아연 회사 자금 200억원을 우회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풍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회장과 지 전 대표가 사익을 위해 고려아연 회사 자금 200억 원을 우회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있는 만큼 자금 사용의 적정성과 배임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풍은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를 포함해 배임 및 특경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금융당국에도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영풍에 따르면 2019년 9~10월 최 회장이 지분 99.9%를 보유한 개인투자조합 여리고1호조합은 장외매수 및 제3자배정 방식으로 청호컴넷 지분 6.2%를 20억원에 취득해 3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지 전 대표가 청호엔터프라이스(지분율 43.71%)를 통해 청호컴넷 지분 31.4%를 보유한 실질적 최대주주였다.
이듬해인 2020년 3월 청호컴넷은 100% 자회사 세원을 당시 설립한지 한달 밖에 안된 신설법인 에스더블유앤씨(SWNC)에 200억원에 매각했다.
영풍은 이 거래가 정상적인 가격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시 세원의 순자산은 약 80억원, 영업이익은 3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만큼 비정상적인 고가 매각이라는 것이다. 순자산의 절반 이상인 약 44억원이 당시 부실 상태였던 청호컴넷에 대한 대여금 채권이었다. 당시 청호컴넷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영풍은 에스더블유앤씨가 세원을 인수한 자금의 출처를 문제 삼았다. 거래가 이뤄진 2020년 3월 고려아연은 세원 주식을 담보로 200억원을 빌려줬던 만큼 고려아연이 에스어블유앤씨에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추정됐다. 영풍은 “에스더블유앤씨의 세원 인수대금의 실질적 재원은 고려아연의 회사 자금이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회사 매각 이후 청호컴넷의 재무 상태는 빠르게 개선됐다. 주가도 2020년 초 2000원대에서 같은 해 여름 80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 회장의 개인 투자조합 여리고1호조합은 2020년 8월 청호컴넷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 약 6억7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지 전 대표 측도 같은 시점에 장외매매 등으로 청호컴넷 지분을 처분했다.
고려아연 자금으로 이뤄진 청호컴넷 주가가 오르면서 이들의 투자금 회수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에스더블유앤씨에 빌려줬던 차입금 200억원 역시 고려아연 스스로 상환하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고도 지적했다.
2021년 1월 지 전 대표가 운용하던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사모펀드 ‘아비트리지1호’는 에스더블유앤씨에 255억원을 출자했다. 고려아연이 500억원(비중 54.59%)을 출자한 펀드다. 비슷한 시기인 2021년 1분기 고려아연은 세원 주식을 담보로 빌려줬던 200억원을 상환 받은 것으로 공시했다.
영풍은 당시 에스더블유앤씨가 돈을 벌거나 별도의 외부 자금을 받은 기록이 없는 만큼 아비트리지1호 출자금이 고려아연 대여금 상환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금이 고려아연의 이익과 무관하게 최 회장과 지 전 대표의 이해관계에 따라 청호컴넷-SWNC-아비트리지제1호로 각각 흘러들어간 정황이 분명하다”며 “유출된 200억원의 최종 사용처와 회수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상황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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