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미국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양산이 시작될 겁니다. 이 가치사슬에 들어갈 수 있는 국내 로봇 부품주에 주목해야 합니다.”정대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2팀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휴머노이드 제조사가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 한국 로봇 부품사가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국은 중국산을 대체할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팀장은 한국 로봇주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유일한 상장지수펀드(ETF) ‘KODEX 로봇액티브’를 운용하고 있다. 올해 수익률은 114.04%로 국내 상장 로봇 ETF 중 가장 높다. 정 팀장은 로봇 손, 액추에이터,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납품한 이력이 있는 로보티즈 주가가 올해 1200% 넘게 뛴 것도 이런 기대가 반영됐다.
그는 로봇산업이 구조적인 성장 초입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정 팀장은 “최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보급처럼 로봇도 피지컬 AI를 기반으로 산업과 일상 전반에 침투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로봇산업 육성 행정명령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흐름을 선도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 역시 로봇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정부 주도의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시켰다. 그는 “국내 대기업도 휴머노이드 개발에 뛰어들어 내년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며 “모멘텀(상승 동력)이 형성되면 한국 로봇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내년 글로벌 로봇 ‘대어(大魚)’들이 상장을 앞둔 것도 호재다. 중국 유니트리가 내년 상장을 예고했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팀장은 “선도 기업의 상장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기준점을 마련해 글로벌 로봇산업 전반을 향한 관심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며 “한국에서도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의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성장 초기의 산업인 만큼 높은 변동성은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그는 “개별 종목 투자 때 레퍼런스(비교 대상 기업), 자본력, 개발진 이력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신규 종목 편입이 빠르고 과열 구간에서 대형주 비중을 높이는 액티브 ETF도 좋은 투자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은 앞으로 10년을 바꿀 핵심 산업”이라며 “단기 테마가 아니라 장기 성장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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