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초까지만 해도 4~5배 차이가 나던 HBM과 범용 D램의 GB당 가격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 내년 하반기께 공급이 본격화하는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36GB 제품 가격은 현재 500달러 중반대로, GB당 가격은 15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반면 지난 12일 기준 PC용 범용 D램인 DDR5 16기가비트(Gb) 제품 현물 가격은 26.2달러로, GB당 가격은 약 13달러다. 서버용 D램 모듈인 DDR5 RDIMM 64GB 현물 가격도 최근 780달러 안팎으로 GB당 약 12달러까지 치솟았다. 범용 D램의 GB당 가격이 HBM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얘기다.
‘수익성’을 놓고 보면 범용 D램이 조만간 HBM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BM4는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 제작에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하고, 고난도 최첨단 패키징까지 거쳐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최근 미국 마이크론에 관한 보고서에서 2025년 12월~2026년 2월(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2분기) HBM 매출총이익률은 62%, 범용 D램 이익률은 67%로 범용 D램이 역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기업들은 최근 HBM과 범용 D램 생산량을 함께 늘리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 블랙웰 AI 가속기와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등에 주로 장착되는 HBM3E(4세대 HBM) 생산라인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서도 HBM4와 범용 D램인 GDDR7, 저전력D램(LPDDR5)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본보기다. HBM과 서버용 최신 범용 D램의 생산량을 동시에 늘려 메모리 슈퍼 호황의 수혜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그간 최첨단 HBM의 엔비디아 공급에 올인하던 SK하이닉스도 최근 전략 선회 움직임이 감지된다. HBM 부문에선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HBM3E 공급에 주력하면서 HBM4의 내년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 이천캠퍼스에선 공정 전환을 통해 최신 범용 D램(1c D램)의 생산능력을 월 14만 장까지 늘려 기존 대비 8배 키우기로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