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5일 09: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의 합작법인(JV)을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성공한다면 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간 지분 구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 정기주총 이후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지분 44%를,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세력 포함 32%가량을 보유해왔다. 고려아연의 미국 JV 상대 신주 발행은 최 회장 측 지분율을 단숨에 영풍·MBK 연합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정부와 JV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하는 안을 의결한다. 자세한 투자 구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정부와 고려아연이 JV에 출자하고, 이 JV가 다시 고려아연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려아연 영풍과 사모펀드(PEF) MBK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44.24%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19.41%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 등 우군을 포함하면 32%에 이른다. 지분율로는 영풍·MBK 연합이 앞서지만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은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이용해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지분 구도상 영풍·MBK가 크게 앞서있었기 때문에 최 회장 측은 시간만 벌었을 뿐, 언젠가는 이사회를 내줘야 하는 흐름은 피할 수 없었다. 내년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들을 고려하면 현재 19명인 고려아연 이사회는 직무정지된 4명의 이사를 제외하고 현재 4(영풍·MBK) 대 11(최 회장) 구도에서 내년 3월 7 대 8 구도로 재편되는 게 기정사실이었다.
최 회장이 이날 꺼낸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카드는 이 같은 예상을 단번에 뒤엎는 수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미국 정부와의 합작법인이 고려아연 발행주식총수의 10%가량의 신주를 취득한다면 영풍·MBK의 지분율은 44.24%에서 40.22%로 희석될 것으로 분석된다. 우호세력 포함 최 회장 측 지분율도 약 32%에서 29%로 희석되지만, 동시에 미국 JV가 10% 상당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므로 지분율은 39.12%로 늘어난다.
양측의 구도가 대등해지면 당장 내년 정기주총은 물론, 추후에도 영풍·MBK가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긴 어려울 거라는 게 IB업계 전망이다. 다만 영풍·MBK가 반발하고 있는 데다가 경영권 분쟁 중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법적으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 회장의) 백기사를 구하려고 대한민국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배신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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