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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李, '팥쥐 엄마' 같아…전 정부 인사라고 괴롭혀"

입력 2025-12-15 10:15   수정 2025-12-15 13:55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설화 '콩쥐팥쥐'에서 의붓딸 콩쥐를 괴롭히는 계모 팥쥐 엄마에 빗대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 등 공개 석상에서 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를 콕 집어 면박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벌인 촌극을 보며 기시감이 들었다. 바로 팥쥐 엄마의 모습이었다"며 "우리 사회의 재혼가정에서 많은 부모가 의붓자식을 마음으로 키우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의 행태를 꼬집고 아이들에게 무엇이 올바른지 보여주고자 우리는 콩쥐팥쥐를 들려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절대 그렇게 살지 말라'고 보여주는 팥쥐 엄마의 모습 그 자체였다"며 "민간기업에서도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잡도리하려고 자신의 업무 범위도 아닌 내용을 마구 물어보고 모른다고 타박하면 바로 언론에 제보되고 블라인드 같은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이슈화된다. 역설적이게도, 그랬다면 이재명 대통령께서 가장 먼저 숟가락을 얹으며 질타하셨을 것이다. 본인이 직접 하신 일을 본인이 욕했을 뫼비우스의 띠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바로 그 일을 직접 생중계로 국민들에게 자랑하셨으니, 옳고 그름조차 분간하지 못하시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대통령께서 기관장들에게 보여주시는 기괴한 자신감은 더 많이 알고 더 자세히 알아서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시험 문제를 범위 밖에서 내고도 불만을 권력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특수한 위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얼마 전 농림부 장관에게 '일본인인 척하고 바나나를 수입해오면 안 되냐'고 묻던 때부터 징조가 보이던 일"이라고 했다.


정부 전 부처 및 산하 공공기관의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공개해오고 있는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임명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공개 질타를 쏟아냈다. 외화 불법 반출 단속 관련 업무,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 등 공한 현안에 대해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참 말이 길다",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등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의 임명 시기와 임기를 따지듯 묻기도 했다. 이 사장이 '2023년 6월 임명, 3년 임기'임을 답하자 이 대통령은 "내년까지냐.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그렇게 정확하게 못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친민주당 성향 네티즌들은 관련 유튜브 영상에 "윤석열 정부 인사 수준"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 사장은 이 대통령의 질문이 업무 범위 밖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사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먼저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품목"이라며 "인천공항은 위해물품 검색 과정에서 불법 외화반출이 발견되면 세관에 인계한다. 책갈피에 숨긴 달러의 검색 여부는 인천공항공사 30년 경력 직원들도 모른다"고 했다.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입찰과 관련해서도 “대통령님은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의 수요, 전망 등을 질문하셨는데 공항 입찰이 나올 것에 대비해 입찰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씀을 드렸다”며 “대통령님은 모든 것을 알고 싶으셨겠지만, 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에 대해 수요조사 등을 할 수는 없는 사항이고, 저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진행된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도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향해 "이사장님, 언제부터 이사장하고 계시냐"고 임명 시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언급은 이 대통령이 박 이사장에게 주류 역사학계에서 위서로 취급받는 '환단고기'에 대해 물은 직후에 나왔다.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근거로 한국사의 기원을 주장하는 유사 역사학자들을 비하하는 데서 비롯된 이른바 '환빠' 논쟁을 거론하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거지 않나. 동북아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냐"고 했다. 그러자 박 이사장은 "열심히 하고 있다. 소위 재야 사학자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증거가 없는 건 역사가 아니다?"라고 되물었고, 박 이사장은 "일단은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걸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라고 했다. 박 이사장이 "기본적으로 문헌 사료를 중시하고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고 했다. 또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거냐, 근본적 입장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고민거리"라고도 했다.

야권에서는 유사 역사인 환단고기에 대한 발언이 쟁점화한다는 데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이 대표는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했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 공주가 실존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며 대통령 개인 소신을 역사에 강요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역사 관련 다양한 문제의식을 있는 그대로 연구하고, 국가의 역사관을 수립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그 역할을 다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질문"이라고 진화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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