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AI(인공지능)는 이제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인사 현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정기 공채에서 상시 채용으로의 전환, 직무 역량, 인성, 다면적 평가 요소 확대 등 채용 트렌드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AI 기술의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윤현준 잡코리아 대표는 지난 9월 기업 인사담당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당시 잡코리아가 공개한 설문조사는 인사담당자 305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에 AI를 활용할 예정인지 묻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시 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31.3%는 AI의 도움을 받고 싶은 채용 절차로 'AI 인재 추천'을 꼽았다. 입사지원서가 방대한 데다 적합한 인재를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 따르는 한계를 덜어내려는 수요가 확인된 것이다.
국내 1위 채용관리솔루션(ATS) '그리팅'을 운영하는 두들린에 따르면 기업들이 최근 자사 플랫폼 기반의 다이렉트 소싱에 힘을 싣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이렉트 소싱은 기업 채용담당자가 직접 후보자와 소통하면서 영입하는 채용 방식을 말한다.
두들린 인재풀 관리 솔루션 '그리팅 TRM'에 등록된 인재 수는 올 상반기 기준 약 1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4440명)보다 137% 증가했다. 인재풀이 확대된 것은 기업 채용담당자들이 언제든 다이렉트 소싱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다.
두들린 관계자는 "대규모로 신입을 채용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었고 경력직을 수시로 채용하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며 "이런 흐름 속에서 기존처럼 채용 플랫폼에 공고만 올리는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리액트 경험 3년 이상, 타입스크립트 가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며 새로운 기술 학습에 적극적인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찾고 있다"고 입력하면 AI가 이에 맞는 후보자를 탐색하는 식이다. 특히 '고급 탐색' 기능을 활용하면 AI가 후보자의 역량·경험을 판단·추론해 적합한 인재를 제시하면서 추천 사유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자기소개서, 프로젝트 경험 등 정성적 데이터도 분석해 후보자의 잠재 역량도 평가한다.
헤드헌터들이 최적의 후보자를 신속하게 발굴하도록 지원하는 특화형 AI 인재 추천 서비스도 출시됐다. 헤드헌팅 테크 플랫폼 히든스카우트가 지난 9월 선보인 '굿매칭 AI'는 서치펌 전용 AI 기술이다. 히든스카우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헤드헌터 3200여명이 후보자를 발굴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굿매칭 AI는 현 직장에 만족하고 있지만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경우 이직을 고려할 수 있는 숨은 인재를 발굴하는 과정도 돕는다. 실제 채용 가능성이 높은 인재상을 재정의한 채용공고를 제안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에 맞는 후보자를 추천하기도 한다.
방현배 히든스카우트 대표는 "굿매칭 AI 기능은 헤드헌터와 경험과 AI의 분석력이 시너지를 내서 궁극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도록 돕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추천 조건은 지역, 업·직종, 성별, 나이, 경력 여부 등 총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AI는 구직자의 이력서 내용, 지원 이력 등 활동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다음 '채용 성공 가능성'이 큰 인재를 제안한다. 단순 조건 일치만으로 인재를 추천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AI 인재 추천 서비스는 내년에도 신규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는 자사 ATS인 나인하이어에 AI·데이터 기반의 인재 추천·분석 기능을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두들린의 경우 'AI 인재 추천'까진 아니지만 기업들이 구축한 인재풀의 이력서를 AI로 스크리닝하는 기능을 내년 1월 중 선보인다.
AI 채용 솔루션 '프리즘'을 운영하는 무하유는 '2025 AI 채용 성공사례 리포트'를 통해 "아무리 숙련된 평가자라고 해도 수많은 지원자 중 적합한 지원자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AI 채용은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평가자의 판단을 지원해 채용 성공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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