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월 매출을 40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현지 오토바이 출근족의 생활 패턴과 습한 겨울 날씨를 겨냥한 상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이랜드에 따르면 후아유 베트남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달 15억원을 돌파했다. 공식 온라인몰을 연 지난해 8월 매출(4000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3개월 만에 37.5배 급증했다. 별도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몰과 SNS 마케팅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후아유 관계자는 “올해 연간 매출 6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목표는 100억원”이라고 말했다.
후아유가 베트남에서 단기간 히트한 배경엔 틈새시장 공략과 현지 맞춤형 상품 전략이 있다.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가 장악한 가성비 시장과 고가 브랜드 사이 공백을 정확히 포착해 ‘트렌디한 캐주얼’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베트남 북부 하노이의 기후적 특성을 고려한 상품 기획이 주효했다. 하노이 겨울의 최저 기온은 영상 10도 안팎이지만 습도와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아 체감 온도가 낮다. 후아유는 보온성 및 활동성을 갖춘 카디건과 경량 아우터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이런 전략은 적중했다. 곰 캐릭터 ‘스티브’ 자수를 새겨 넣은 카디건은 ‘가성비 폴로’라는 입소문을 타며 현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단일 품목으로만 1만 장이 팔려 나갔다.
빠른 기획·공급 역량도 성장에 한몫했다. 후아유는 진출 초기 한국 물류센터를 거쳐 제품을 공급했지만 수요가 폭증하자 베트남으로 바로 물량을 투입하는 직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획-생산-판매’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내년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향후 이랜드 다른 브랜드의 현지 진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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